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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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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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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대 3위로 걸어가는 김광섭(25·KRA)은 그제서야 오른다리를 절룩거렸다. 한달 전. 훈련을 하다 오른무릎 연골이 파열됐다. 경기대 1학년까지 유도를 한 아버지의 은퇴를 몰고 온 부상 부위와 똑같았다. 의사는 수술을 권했다. “수술하면 대회에 못나오잖아요. 처음엔 깁스를 하고 움직일 수도 없었어요. 국가대표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까봐 선수촌에서 깁스를 풀고 걸어다니기 시작했죠.” 유도 남자 66㎏급은 가장 치열한 체급으로 꼽힌다. 대회 직전까지 재활치료와 훈련의 힘겨운 과정이 이어졌다. 도하에 응원 온 아버지 김영철(48)씨는 “매트에서 쓰러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광섭은 무릎에 압박 테이프를 붙이고, 진통제를 맞았다. 그는 5일(한국시각) 8강전에서 상대가 부상부위 무릎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바람에 한판으로 져 패자 부활전으로 떨어졌지만, 투혼까지 추락하지 않았다. 이후 2연승을 달려 동메달을 딴 순간 그의 표정에서 실망감은 찾을 수 없었다. 어머니 이영식(47)씨는 “금메달보다 더 값진 동메달이에요”라며 기뻐했다. “정신력으로 뛰었습니다. 힘들게 고생했는데 그걸 버리고 싶지 않았습니다. 이제 한국으로 가 수술여부를 알아봐야죠.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습니다.” 그러고는 가족들과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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