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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22 19:27 수정 : 2010.08.27 11:44

준설토, 농지에 마구 섞고 수리모형실험 날림으로
침수피해 우려도 귀막고 살인노동에 안전사고 속출

4대강 사업이 24시간 쉬지 않고 속도전으로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지난 1월22일 낙동강 함안보 건설현장에서 시커멓게 변색된 퇴적토 700㎥가 발견돼 중금속 오염 여부와 처리방안을 두고 논란을 빚었으나, 한국수자원공사는 협의가 이뤄지기도 전인 3월초 문제의 퇴적토를 모두 파내 공사장 주변 성토용 흙으로 사용했다.

이처럼 4대강 사업 현장 주변에서는 강바닥에서 퍼올린 준설토를 주변 농토에 쏟아붓는 농지 리모델링(성토)이 진행되고 있으나, 이 흙이 농사에 적합한지에 대한 검증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준설토를 부은 농토에서 다시 농사를 짓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농사 이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농토를 빌리는 데 농지 구입비보다 더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결국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준설토 처리장을 확보하지 못해 최근 부산권 낙동강 준설 계획량을 2012만㎥에서 최근 1177만3000㎥로 41%나 줄였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과)는 “시간에 쫓겨 경제성 등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한 결과”라며 “4대강 사업의 핵심부분인 준설이 이 정도라면, 다른 부분들은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수리모형실험이 날림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우려할 만한 대목이다. 안전점검을 위해 실험결과를 설계에 반영해야 함에도 최종보고서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5월 말에야 국토해양부로 넘어갔다. 일반적으로 걸리는 시간의 3분의 1 수준인 두달 만에 끝냈는데 그나마 준설에 대비한 하상변화 여부에 대한 실험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았다.

지난달에는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을 만큼 시간 여유를 두지 않고 공사를 서두르는 바람에 낙동강 구미보의 일부 구조물에 균열이 생겼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홍수기에 수문을 여는 시점 등을 담은 전체 보의 연계운용 방안은 올해 말에나 마련될 예정이다.

침수 우려가 있다는 학계의 지적을 무시하다 뒤늦게 높이를 13.2m에서 10.7m로 낮추도록 설계 변경한 함안보의 사례는 4대강 공사가 얼마나 졸속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최근에는 합천보 건설현장 주변 주민들도 침수피해를 막기 위해 합천보의 높이를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속도전에 맞추기 위한 가혹한 노동강도 때문에 안전사고와 인명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30일 경남 의령군 낙동강 20공구에서는 덤프트럭 기사 이아무개(41)씨가 과로로 쓰러졌고, 지난 5월에는 낙동강 33공구 상주보 건설현장에서 덤프트럭 기사 지아무개(56)씨가 밤 작업을 마친 직후 뇌출혈로 쓰러졌다. 지난 3월 낙동강 20공구에서는 펌프카 기사가 숨졌고, 5월28일에는 준설토를 운반하던 덤프트럭과 승합차가 충돌해 승합차에 타고 있던 2명이 숨졌다. 김근주 전국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장은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덤프트럭 기사는 휴일도 없이 주야 맞교대로 하루 평균 13~14시간, 교대자가 없을 때는 16시간 이상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아무리 국책사업이라지만 이런 식으로 몰아붙이면 건설노동자 모두가 위험한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창원 대구/최상원 박주희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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