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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15 19:28 수정 : 2011.05.15 19:28

4대강 사업과 관련해 제기됐던 우려들이 점차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대형 보로 가로막힌 4대강은 거대한 ‘물항아리’로 변하고, 4대강 본류의 대규모 준설로 지천의 침식이 빠르게 진행중이다. 이러다간 올 장마 때 얼마나 큰 홍수 피해를 볼지 벌써 걱정이다. 구미 등지에서 있었던 식수 공급 중단 사태가 또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모두 시한을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돌관공사’ 탓이다. 이제라도 일단 속도전을 멈추고 4대강 사업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

4대강 사업의 전체 공정률이 70%를 넘어서면서 4대강은 완전히 다른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한반도 지형의 특성상 굽이굽이 흐르며 여기저기 여울과 모래사장을 만들던 옛 강의 정취는 대부분 사라졌다. 남한강 구간의 경우, 대형 보에 가로막힌 강물이 거대한 물항아리로 변하고 있다. 단지 겉모양만 바뀐 게 아니다. 물흐름이 느려지면서 수질 악화도 우려된다. 4대강 사업 초기부터 우려했던 일들이다. 자연하천이던 4대강이 이처럼 사실상 ‘인공하천’으로 변하면 장마 때 홍수 피해가 커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4대강 지천의 피해는 더 심각하다. 4대강의 대규모 준설로 본류와 지천의 수위 차가 커져 지천의 둑 등이 무너지는 이른바 ‘역행침식’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주 ‘시민공동조사단’이 남한강 지천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주중 내린 비로 지천의 하상보호공이 유실되고, 제방이 무너지는 등 전형적인 역행침식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는 그동안 전문가들이 수차례 지적했던 문제로, 지난해 9월 호우 때 여주지역 지천에서도 같은 사태가 일어났다. 4대강 사업이 완공된 상태에서 호우가 내리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되돌리는 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몰아붙이니 정부 안에서 딴소리가 나올 수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대로 밀어붙여 공사를 끝낸다면 4대강은 기껏해야 ‘이명박표 청계천’의 확대판쯤 될 것이다. 청계천이야 실개천에 불과하니 그렇다 쳐도 ‘청계천화된 4대강’이 불러온 재앙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공사가 많이 진척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4대강 사업이 초래할 부작용을 신중하게 검토해 사전 대책을 세워야 한다. 재앙이 닥친 뒤 후회하면 그때는 너무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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