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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지류인 내성천은 영주댐 건설과 ‘4대강 사업’의 준설 탓에 천혜의 모래톱이 훼손될 위기에 놓였다. 2009년부터 내성천의 변화를 관찰해 온 지율 스님이 10일 오후 경북 예천군 용궁면 회룡포 주변 습지를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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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준설뒤 물살 빨라져
많은 양의 모래 쓸려내려가
영주댐탓 모래 유입도 줄듯
수질정화기능 약화 불가피
“한 평 사기 운동 통해 보호”
10일 경북 영주시 이산면 이산리.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에 발을 담갔다. 구르는 모래알이 발등을 간질인다. 고개를 숙이고 보니, 물만 흐르는 게 아니라 모래도 흐른다. 흐르는 모래는 강바닥에 모래무늬를 남기고 있다. 작은 변화는 큰 변화를 이룬다. 강모래는 쌓이고 꺼지면서 여울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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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모래밭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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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를 빼앗긴 내성천은 거대한 변화의 문턱에 서 있다. 지율 스님은 “안동댐과 임하댐 하류를 보면, 물과 모래가 줄어 모래톱이 딱딱한 땅으로 변한 걸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모래강 특유의 수질정화 기능도 사라질 전망이다. 강모래의 빈틈에는 미생물이 번식해 오염물질을 분해한다. 공단 폐수로 더러워진 3급수의 금호강이 달성습지를 지나면서 1급수로 회복되는 까닭이 바로 이 때문이다. 오 교수는 “내성천 같은 양질의 모래강은 외국에선 찾기 힘들다”며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풍화 조건을 갖춘 화강암 지반의 한반도야말로 양질의 모래강이 형성되기에 최적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환경단체인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내성천 한 평 사기 운동’을 시작했다. 한 평(3.3㎡)당 5만원을 내면 이 단체가 나서 내성천 주변 땅을 매입해 보호하겠다는 취지이다. 내성천/글·사진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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