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잠실 수중보 논란 왜?
88올림픽 앞두고 유람선 띄우려 상하류 수중보 만들고 물 가둬
박창근 교수 시뮬레이션 결과 보 철거해도 급격한 변화 없어
특히 신곡보만 철거땐 영향 미미 “한강 복원위한 대안 논의할 때”
2006년 4월 서울 한강 반포지구를 걷는 시민이 낯선 검은 물체를 발견했다. 물고기라 보기엔 너무 컸다. 길이 1.4m. 돌고래의 일종인 ‘상괭이’였다.
어떻게 돌고래가 한강에 왔을까? 한강 서쪽엔 신곡 수중보가 물길을 막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의 염형철 사무처장이 말했다. “만조일 때 신곡보 위로 강물이 월류됩니다. 작은 배도 넘어올 정도죠.”
과거에는 길 잃은 고래가 종종 한강에 올라왔다. 조선시대 <태종실록>에는 “큰 물고기 여섯 마리가 바다에서 밀물을 타고 양천포로 들어왔다”는 기록이 있다.
잠실보(서울시 자양동 잠실대교 하부)와 신곡보(경기 김포시 고촌면 김포대교 하부)는 제2차 한강종합개발사업에 따라 각각 1986년과 87년 완공됐다. 하천 수위를 유지해 취수를 원활히 하고 만조 때 짠물 유입을 방지한다는 목적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유람선을 띄우려는 의도도 컸다. 강가엔 콘크리트를 발랐고 두 보 사이에 물을 가뒀다. 이촌동 한강대교 아래 광활하게 펼쳐진 ‘한강 백사장’은 사라졌고 여울과 둠벙 등 고유의 하천 생태계도 볼 수 없게 됐다.
최근 신곡보와 잠실보 철거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한강 르네상스’ 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고 언급하자, 한나라당이 두 수중보를 철거하려는 것이라며 맞서면서부터다. 한나라당은 보 철거가 취수 중단과 수질 오염을 불러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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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제1차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콘크리트 제방 축조에 이어 80년대 신곡·잠실 수중보 건설로 한강의 여울과 모래밭은 사라졌다. 한강 백사장에서 강수욕을 즐기는 서울 시민들.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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