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0.24 20:24
수정 : 2011.10.24 20:24
현장조사 참여 학자들 “관광산업은 잠시…결국 환경파괴”
외국의 하천 전문가들이 완공 단계에 들어선 4대강 사업의 부작용을 경고하며, 이를 막기 위해 “4대강 사업과 정반대의 일을 하라”는 견해를 밝혔다.
운하반대교수모임은 4대강 사업 완공을 앞두고 이 사업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묻는 질문에 답한 외국 하천 전문가들의 의견서를 24일 공개했다. 의견을 내놓은 이들은 한스 베른하르트 독일 칼스루에대 교수, 이마모토 히로다케 일본 교토대 교수, 미국 버클리대의 맷 콘돌프, 랜돌프 허스터 교수, 독일 연방 하천보호청의 알폰스 헨리히프라이제 하천분석관 등이다. 이들은 각각 한두 차례씩 4대강에서 현장조사를 벌인 바 있다.
우선 이들은 공통적으로 대규모 보 건설과 준설을 특징으로 하는 한국의 4대강 사업이 하천 복원과 동떨어진, 지난 세기의 하천수리학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나라의 경험을 예로 들며 “준설과 보 건설을 통한 하천공사는 절대로 강과 범람원의 기능을 복원하지 못하고”(헨리히프라이제), “실제로는 본질적인 자연의 과정을 파괴할 뿐”(허스터)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4대강이 △홍수 위험 증가 △강물 및 지하수 수질 저하 △지하수위 변동에 따른 토지 침수 등의 부작용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공시설물을 최소화하고 강에게 원래 강의 공간을 돌려주는 게 선진적인 하천관리 방식이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콘돌프 교수는 한국인들에게 “4대강 사업에서 이뤄진 일과는 정반대의 일을 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헨리히프라이제 환경분석관은 “지속적인 피해를 방지하려면 연속적으로 지은 보를 적절한 방식으로 철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허스터 교수는 20세기 초반 4대강처럼 하천을 정비한 미국이 지금 이를 돌이키기 위해 수조 달러를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사람들이 새로운 여가 기회를 좋아했지만 곧 홍수 범람이 더 심해지고 댐은 퇴적물로 채워지고 관광산업은 쇠퇴하고 수자원은 오염됐으며 물고기들은 사라졌다“며 “국민에게는 복구비용의 짐만 지워졌을 뿐”이라고 말했다.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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