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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7.23 19:27 수정 : 2012.07.23 19:27

환경부가 엊그제 “4대강 사업으로 생물학적산소요구량(BOD·비오디) 수치가 낮아지는 등 수질이 개선됐다”고 발표했다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수치가 나빠진 화학적산소요구량(COD·시오디) 등은 발표에서 쏙 뺐고, 그나마 자화자찬한 내용도 정부의 애초 목표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형적인 아전인수식 홍보라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자료를 얼핏 보면 4대강 사업의 성과에 고개가 끄덕여질 수도 있다. 2007~2009년과 올해 상반기의 4대강 수질을 비교한 결과, 조사대상 66곳의 평균 비오디는 2.6㎎/ℓ에서 2.1㎎/ℓ로 개선됐다. 전체 66곳 가운데 46곳(68%)에서 수치가 좋아졌다고 한다. 부영양화를 나타내는 지표인 총인(TP)의 평균값은 0.149㎎/ℓ에서 0.083㎎/ℓ로 낮아졌다.

그러나 환경부 발표에선 수질오염의 대표적 지표인 시오디 수치가 제외됐다. 시오디의 경우 66곳 가운데 개선된 곳이 24곳뿐이었고 38곳은 오히려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가 제 입맛에 맞는 수치만 골라 4대강의 수질 상황을 왜곡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 또 좋아졌다는 수치조차도 4대강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의 정부 약속과 견주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해야 옳다. 정부는 4대강 사업이 끝나면 비오디·시오디·총인 등이 모두 개선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수질이 뒷걸음질친 곳이 적지 않다.

4대강 수질 정책이 성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낙동강 수계의 남조류 오염 실태에서도 잘 드러난다. 지난달 낙동강 수계에 설치된 8개 보 중에서 창녕 함안보의 유독성 남조류 세포 수는 ㎖당 1만7647개였고, 합천 창녕보는 ㎖당 1만1308개였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적용하는 조류경보제의 ‘경보’ 단계를 넘는 수준이다.

정부는 그동안 22조원이 넘는 세금을 쏟아부어 4대강에 대형 보를 16개나 세우고 강바닥을 파 수량을 늘렸다. 물의 양이 많아지면 수질은 개선된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하지만 시민사회·환경단체들이 우려한 대로 보 때문에 유속이 느려지고 강으로 들어오는 오염물질이 줄어들지 않으면서 수질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낙동강의 경우엔 ‘녹차라테’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최근 녹조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는 4대강 수질에 대한 일방적인 치적 홍보를 당장 중단하고 정확한 실태를 공개해야 한다. 아울러 낙동강에서 특히 염려스러운 부영양화 등에 대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최소한의 신뢰라도 잃지 않는 것이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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