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과 이른 더위로 녹조 현상 당분간 지속될 듯
환경단체 “일부 보 수문 찔끔 개방으론 해결 불가”
녹조 발생을 막기 위한 정부의 4대강 일부 보 상시개방 조처가 무색하게 낙동강에 녹조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녹조의 첫 출현 시기가 조류경보 첫 발령일 기준으로 일주일 늦었는데도 더 빠르게 증가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환경부는 가뭄이 장기화하면서 유량과 유속이 크게 저하돼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지난 1일 전체 16개 보 가운데 6개 보의 수문을 일부 연 수준으론 녹조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며 완전 개방을 요구했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조류측정 정보와 환경부가 16일 밝힌 최근 낙동강 수질 측정 결과를 보면 녹조 원인물질인 남조류 개체수가, 가장 최근 측정일인 지난 12일 측정치 기준으로 8개 보 가운데 맨 상류에 있는 상주보와 위에서 네 번째인 칠곡보를 뺀 나머지 6개 보 구간에서 모두 2주 연속 물 1㎖에 1000개체를 넘었다. 특히 달성보 구간 물속의 남조류 개체수는 지난 8일 7만4725개에서 지난 12일 26만3805개로 급증하며 4대강 사업 이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지금까지 달성보의 남조류 최고 기록은 2014년 6월23일 측정됐던 21만1128개였다.
이에 따라 취수장이 있는 강정고령보와 창녕함안보에는 조류경보가, 달성보와 구미보에는 조류경보제보다 완화된 기준의 조류예보제 관심 단계가 발령돼 있는 상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가뭄과 높은 기온으로 인한 수온 상승 등 남조류 증식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돼, 최근 발생한 녹조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아직 경보가 발령되지 않았으나, 금강에도 녹조가 발생했다. 백제보에선 지난달 8일과 29일 조류경보 관심단계 수준의 남조류가 발견됐다. 금강물을 끌어다 쓰는 보령댐은 지난달 17일부터 조류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된 상태이다. 영산강 죽산보에도 지난 8일 수질경보 관심단계가 발령됐다 13일 해제됐다. 강천·여주·이포 등 3개 보가 설치된 남한강에선 아직 녹조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서울환경운동연합은 16일 보도자료를 내어, 서울 한강 홍제천 합류부에서 올해 첫 한강 녹조 발생을 확인했고 녹조가 성산대교 아래 한강 본류로 확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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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발생한 녹조를 음료수 컵에 담은 ‘녹조라떼’ .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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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홍제천교 아래 녹조.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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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산대교 북쪽 아래 한강에 녹조 띠가 선명하다. 서울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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