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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16 10:42 수정 : 2017.11.16 11:26

지난 10월19일. 스릴러 단편집 <단편들, 한국 공포 문학의 밤>이 나왔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10편의 단편소설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이 단편집 수록 과정이 독특하다.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지(G)’에 실린 2000여편 중에서 추려낸 작품들을 엮었다. 웹소설 플랫폼에 대한 소개는 이미 한 차례 했다. 새로운 플랫폼을 굳이 다시 소개하는 이유는 브릿지가 매우 독특하고 매력적인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매력 포인트는 세가지다.

온라인 소설 플랫폼 ‘브릿지(G)’ 화면 갈무리.

하나. 브릿지에는 향수가 있다. 장르 소설을 오래 즐긴 팬이라면 누구나 옛 소설에 대한 향수를 가진다. 대여점에서 빌려 읽던 <드래곤라자>나 <하얀 로나프 강>, <세월의 돌>과 같은 소설들에 대한 향수 말이다. 20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판타지 소설들은 웅장한 세계에서 독자가 마음껏 노닐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이정표였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편 단위로 읽는 웹소설 세계에선 그 성격상 그런 웅장함은 사라졌다. 현재 판타지 소설들은 가벼운 내용에 빠른 속도감을 추구한다. 그러나 브릿지의 작품들은 다르다. 이곳에는 향수를 자극하는 ‘올드'한 스타일의 판타지 소설들이 올라온다. 플랫폼의 표방 노선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드래곤라자>를 쓴 이영도 작가가 직접 작품에 대한 리뷰를 해주기도 한다!

둘. 셜록 홈스와 ‘에스에프(SF) 어워드’, 좀비가 있다. “한국의 웹소설은 다 거기서 거기밖에 없어.” 이런 이야기를 무척 많이 듣는다. 정말 그럴까? 브릿지에서는 셜록 홈스 전집이 웹소설 형태로 편집되어 연재 중이고, 에스에프 어워드에서 수상한 작가들이 꾸준히 올리는 작품들이 있고, 좀비 문학상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기반을 다지는 수많은 대회가 개최된다. 좀더 다양한 장르소설을, 웹소설이라는 형태로 접하고 싶었던 사람들에게 브릿지는 그야말로 오아시스다.

셋. 출판 지원으로 작가 데뷔를 도와준다. 장르 작가의 꿈을 키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곳에 글을 올릴 수 있다. 편집부는 그렇게 올라온 작품들 중 추천작을 선정해, 출판을 지원해준다. 출판 지원 덕분에 양질의 작품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편집부는 ‘금주의 추천작’을 골라 리뷰와 함께 소개해주는 선순환이 이어진다.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는 마법 세계로 넘어가기 위해 ‘킹스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을 지나야 한다. 여러분이 이야기 세계로 넘어가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단 하나다. 브릿지를 접속하는 것이다.

이융희(장르소설 작가 겸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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