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12.28 09:34
수정 : 2017.12.2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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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닥터 최태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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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닥터 최태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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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한 편 분량은 얼마나 될까. 일반 판타지, 무협 웹소설은 편당 5500자에서 6천자 정도의 분량이다. 200자 원고지 30장 안팎이다. 로맨스의 경우는 7천자 내외로 연재되는 경우도 있고, 한 플랫폼에서 연재되던 ‘BL’은 편당 9천자 정도였다.
그럼 책 한 권의 분량은? 일반적으로 25편이 한 권으로 엮이므로 약 14만자에서 15만자가 된다. 앞서 소개했던 <요리의 신>이 734편 완결, <더 랩스타>도 308편 완결이니, 기본적으로 10권, 20권이 넘어간다. 같은 작가끼리도, 도대체 저 많은 분량을 어떻게 상상해 낼까, 저 많은 자료는 어떻게 모았을까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이런 웹소설계에서도 독보적인 작품이 있다. 2017년 12월20일 기준으로 총 2229화, 심지어 미완결이다. 권수로 따지면 89권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다. 그 작품이 바로 <닥터 최태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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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닥터 최태수>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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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최태수>의 최태수는 하루하루 삶에 찌들어가는 평범한 인턴이었다. 어느 날, 오프를 받은 최태수는 운동을 위해 산을 오르고, 그 과정에서 흉부외과 세계 최고의 권위자 리처드 카프레네의 낙상 사고 현장을 발견한다. 최선을 다해 응급처치를 해보지만 카프레네는 사망하고, 최태수는 그 앞에서 눈물을 흘린다. 카프레네는 환자의 목숨에 최선을 다하는 최태수의 모습에 감명을 받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모든 의학지식을 이 인턴에게 전달해 달라며 신에게 마지막 기도를 올린다. 수만명의 목숨을 구했던 의사의 마지막 소원이었기 때문일까. 카프레네의 지식은 인턴 최태수에게로 넘어가고, 최태수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된다.
<닥터 최태수>는 분량만 많은 게 아니다. 논문과 의학서적을 통한 치밀한 자료조사로 이루어진 전문적인 이야기가 나오고, 그 이야기가 소설 속에 잘 버무려져 재미를 더한다. 그렇다. 2천편이 넘어가는 작품인데도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것은, 이 작품이 무척이나 재미있기 때문이다.
인턴에서 레지던트까지, 그리고 전문의로 올라가는 과정만 10권이다. 길어 보이지만 그 과정에서 이뤄지는 치료와 의료계의 계급 질서에 대한 저항, 오로지 환자의 생명만을 보고 달리는 최태수의 행보까지 지루할 새가 없다.
<닥터 최태수>는 아직도 연재 중이다. 처음 접한 독자들이 최근 연재편을 따라잡는 게 먼저일까, 완결되는 게 먼저일까? 어느 쪽이든, 독자 여러분들은 오랜 기간 속시원하고 감동적인 재미를 보장받을 수 있으리라!
이융희(장르소설 작가 겸 문화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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