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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27 11:05 수정 : 2018.03.27 11:32

숲에 산책을 나온 보듬이네 식구가 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세치, 보듬이, 수지.

[애니멀피플] 애피의 에피소드 (20) 웰시코기 보듬이네
보듬이와 아들딸 세치와 수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도시 탈출
눈뜨면 산책, 냄새 맡기가 좋다

숲에 산책을 나온 보듬이네 식구가 웃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왼쪽부터 세치, 보듬이, 수지.
도시에서의 산책은 황홀했다. 밤 12시가 되어도 환한 불빛, 밤 늦게까지 문을 여는 카페 등 눈을 빼앗는 것이 많았다. 하지만 그것 뿐이었다. 길고 환한 밤 빼고는 더 이상 매료되는 것이 없었다. 국혜원(38)씨의 반려견 보듬이·수지·세치는 숲속에서 더 신나게 뛰놀고 더 밝은 표정을 지었다. 반려인 국씨와 김동성(38)씨가 경기도 광주 무갑리로 이사한 이유다.

-세 마리 웰시코기를 위해 일부러 멀리 이사했다니, 대단하다.

“서울로 출퇴근하는 남편이 고생스러워 걱정했는데, 도시에서 개를 키우며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평일에 조금 고된 게 낫다고 하더라. 자연과 가까워 집 밖만 나서면 어디든지 산책을 할 수 있고, 좀 짖어도 집들이 떨어져 있으니 이웃에 폐 끼칠까 마음 졸일 일도 없어서 편하다. 다만 도시에서는 사람을 조심해야 했다면 여기서는 자연을 유의해야 한다. 산책할 때 진드기도 조심해야 하고, 산에 높이 올라가면 멧돼지를 만날 수도 있다고 해서 늘 산 아래에서만 논다.”

-세 마리의 관계는 어떻게 되나.

“보듬이가 엄마, 수지와 세치는 수지의 딸과 아들이다. 보듬이가 지금 11살인데, 6살 때 아이들을 낳았다. 7마리를 낳았는데 우리가 다 키울 수는 없어서 다른 집에 입양을 갔다. 그런데 수지와 세치, 두 마리는 낳자마자 아파서 다른 집에 보낼 수가 없었다. 세치는 수의사 선생님이 말하길, 죽을 수도 있다고 했다. 지금은 두 마리 모두 무척 건강하다. 세치는 자기 의지로 생을 버텨내서 그런지 뭐든지 의지가 대단하다. 체격도 좋고 뭐든지 잘한다. 보듬이랑 수지는 엄마랑 딸이라 그런지 서로 핥아주기도 많이 하고, 다정하게 잘 지낸다.”

바다에 여행 온 보듬이네. 충남 만리포 해수욕장에 거의 매해 놀러간다.
-세 마리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

“눈뜨면 산책 나간다. 개들은 냄새 맡는 일이 직업이라고 할 정도로 산책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문 밖으로 조금만 나가도 산책하기가 좋다. 낮에는 쉬고 저녁에도 매일 산책을 나간다. 주말엔 집 뒤에 있는 작은 산을 오르기도 하고, 주변 공원에 놀러가기도 한다.”

-셋이 싸우진 않나.

“셋 모두 착해서 크게 사고를 치진 않는데, 여럿이 있다보니 먹을 때 경쟁을 하긴 한다. 아이를 여럿 낳으면 첫째가 딱하고 마음 쓰일 때가 있다던데 보듬이를 보면 그렇다. 보듬이가 우리와 혼자 지낼 때는 그렇게 먹는 걸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경쟁적으로 먹는다. 셋이 북적이며 지내는 것도 좋지만 가끔 아이와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주는 것도 좋다고 해서, 산책을 할 때 일부러 한 아이만 데리고 나갈 때도 있다.”

-개를 키우면서 사람들과도 새로운 관계를 맺었다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 아이를 중심으로 관계가 재편되듯이, 우리도 그렇다. 바느질, 자수 제품을 만드는 일을 했었는데 자수 수업을 해도 ‘웰시코기 자수 제품 만들기’ 같은 걸 꾸리게 되더라. 웰시코기 커뮤니티 통해서 정보 나누며 사람들 사귀고 같이 놀이터에 다니기도 한다. 개들끼리 친해야 반려인들도 친해진다는 점도 재밌다. 광복이, 원도 이런 애들은 만난지 5년이 넘었고, 달래, 루디, 써니랑도 친하다(웃음).” 글 신소윤 기자 yoon@hani.co.kr 사진 국혜원 제공

보듬이네가 신나게 달리고 있다.

최근 11살 생일을 맞은 보듬이의 생일을 수지와 세치가 축하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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