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2.29 08:40
수정 : 2006.12.2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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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조사 결과는 부모의 학력과 직업, 소득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좋은 학생이 특목고에 많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지난 5월 서울의 한 입시학원이 주최한 ‘국제중·특목고 입시설명회’에서 학부모들이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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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불평등] 기획-“개천에서 용 안난다”
④ 국제중·자사고·특목고 누가 들어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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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고 자사고 국제중 학부모 직업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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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문을 연 특성화중학교인 경기 가평 청심국제중의 첫 신입생 일곱 중 한 명꼴로 부모 직업이 의료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립형사립고(자사고) 학부모도 10%가 의료인이었다.
이경숙 열린우리당 의원이 각 시·도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청심국제중의 2006학년도 신입생 94명 가운데 14.9%인 14명의 부모 직업이 의료인이었다. 우리나라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 약사를 모두 합친 숫자가 17만2천여명(2005 보건복지통계연보)으로, 총 취업자 2285만여명(2005년 경제활동인구연보)의 0.7%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보면, 21배 가량 많은 수치다.
청심국제중 신입생 부모 가운데 의료계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한 직업은 교육자(26.6%)와 사업가(20.2%)였다. 2006년 교육통계연보를 보면, 유치원과 초·중·고교, 대학 교원수는 49만6천여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2%였다. 교육자 비율도 전체 취업자 분포에 견줘 12배 가량 많은 것이다. 반면, 평범한 직장인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운송업 종사자는 한 명도 없었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제조업 종사자는 18.5%에 이른다.
청심국제고의 경우 사업가가 22.8%로 가장 많았으며, 교육자(15.2%)가 뒤를 이었다. 제조업도 의료계와 함께 6.5%를 차지했다.
민족사관고와 상산고, 현대청운고 등 자사고 3곳에 재학 중인 2024명의 학부모 직업 현황을 보면, 의료계가 202명으로 10%를 차지했다. 청심국제중과 마찬가지로 교육자(13.5%)가 가장 많았다. 사업가는 6.5%였으며, 제조업은 7.1%였다.
서울지역 2개 과학고의 경우, 1~3학년 전체 학생 709명 가운데 부모 직업이 의료인인 사람은 4.5%였다.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직업은 교육자(13.7%)였으며, 사업가(13.1%)가 두번째였다. 제조업은 4.9%로 나타났다. 또 서울지역 6개 외국어고는 한 학년 2133명 가운데 회사원이 833명(39.1%)으로 가장 많았으며, 개인사업(22.1%)이 두번째였다. 교육계는 13.0%, 의료계는 5.4%, 법조계는 2.25%였다. 판사와 검사, 변호사를 합친 국내 법조인수가 1만1천여명으로, 총 취업자의 0.05%인 점에 비춰보면, 법조인 자녀의 외국어고 진학률이 매우 높음을 볼 수 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특목고 신입생 출신지는
강남·분당·일산 등 학원 밀집지역 휩쓸어
지역별 특목고 진학률은 학원 밀집도와 정비례했다.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에서 제출받은 서울지역 외국어고 6곳과 과학고 2곳의 신입생 거주지 현황 조사 자료를 보면, 2004~2006학년도 신입생 5457명(비 서울 출신 제외) 가운데 강남·서초·송파구 출신이 1186명으로 21.7%를 차지했다. 이들 3개구의 입시·보습학원수는 1540개(2006 서울교육통계연보)로, 서울 전체의 25.1%였다. 또다른 학원 밀집지역인 양천구와 노원구 출신을 합친 비율은 43.6%나 됐다. 서울 전체 자치구(25개)의 5분의 1에서 특목고 신입생의 절반에 가까운 합격자를 배출한 셈이다. 이들 5개구의 입시·보습학원수는 전체의 39.5%였다.
경기지역의 경우, 2004~2006학년도 외고 9곳과 과학고 2곳의 신입생 5593명(비 경기 출신 제외) 가운데 분당 새도시가 있는 성남과 일산 새도시가 있는 고양, 평촌 새도시가 있는 안양 출신이 55.6%나 됐다. 중3 학생수 대비 특목고 신입생 비율을 보면, 고양이 11.6%로 가장 높았다. 비율이 1% 이하인 지역도 29개시 가운데 10곳이나 됐다.
자립형사립고인 강원 횡성 민족사관고는 2007학년도 합격자 155명의 45.2%인 70명이 서울 강남구(22명)와 양천구(12명), 성남(19명), 고양(17명) 출신이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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