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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9.04.29 07:00 수정 : 2019.04.29 09:19

2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고 김씨가 살아생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서 자전거 타던 모습을 형상화한 추모조형물이 묘비에 반사되고 있다. 묘비에는 밝게 웃는 김 씨를 포함한 가족사진이 새겨져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2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고 김씨가 살아생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서 자전거 타던 모습을 형상화한 추모조형물이 묘비에 반사되고 있다. 묘비에는 밝게 웃는 김 씨를 포함한 가족사진이 새겨져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눈물을 참고 참던 엄마는 밝은 표정으로 자전거를 타고 있는 아들의 모습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고 김용균씨가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로 일하다 사고를 당해 하늘로 떠난지도 넉 달이 흘렀습니다. 세계 산재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인 2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 고 김용균씨 묘소 앞에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 김용균씨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이 열렸습니다.

2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어머님 김미숙씨가 고 김씨가 살아생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서 자전거 타던 모습을 형상화한 추모조형물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묘비에는 아버지의 바람이 담겼습니다.

“용균이가 밝게 웃는 모습이고, 세상을 떠나기 전의 모습처럼 엄마 아빠보다 조금 커야합니다.”

정택용 사진가가 어머니와 아버지의 모습과 밝게 웃는 용균이의 모습을 합성을 통해 한 장의 사진으로 만들었습니다.

28일 경기도 남양주 모란공원에서 열린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공개된 추모 조형물(왼쪽 사진). 추모 조형물은 김씨가 생전에 발전소에서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오른쪽 사진은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가 제공한 생전의 모습.
추모조형물에는 어머니의 바람이 담겼습니다.

“밝은 모습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나규환 조각가는 청동으로 만든 추모조형물에 노란색을 입혔습니다. 용균씨가 살아생전 근무지 안에서 유일하게 찍힌 모습입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28일 아들의 묘소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민중음악인 지민주씨는 이날 대중가요 한 곡을 불렀습니다. 김용균씨가 생전 즐겨 듣던 ‘바람기억'입니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노래를 듣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습니다. 노래의 가사를 통해 위로를 보냅니다. 김용균씨가 자전거를 타고 달릴 때 그의 고단함을 위로해주던 바람이 오늘은 어머니 김미숙씨에게로 다가가 슬픔을 위로해주길 바랍니다.

바람 불어와 내 맘 흔들면 지나간 세월에 두 눈을 감아본다.

나를 스치는 고요한 떨림 그 작은 소리에 난 귀를 기울여 본다.

내 안에 숨쉬는 커버린 삶의 조각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우리의 믿음. 우리의 사랑. 그 영원한 약속들을 나 추억한다면 힘차게 걸으리라. 우리의 만남.

우리의 이별. 그 바래진 기억에 나 사랑했다면 미소를 띄우리라.

내 안에 있는 모자란 삶의 기억들이 날 부딪혀 지날 때 그 곳을 바라보리라.

28일 오전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 묘비 및 추모조형물 제막식에서 어머님 김미숙씨가 고 김씨가 살아생전 태안화력발전소 안에서 자전거 타던 모습을 형상화한 추모조형물을 바라보며 눈물 흘리고 있다. 남양주/백소아 기자
남양주/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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