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10.19 15:08
수정 : 2018.10.1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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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가 아니다. 큰살파는 오히려 척추동물에 가까운 동물이다. 투명한 젤라틴 몸을 지녔으며 제트류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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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김지현의 독도 아리랑
제트류로 유영하는 투명한 통 모양 젤라틴 생물
25일은 ‘독도의 날’, 550여 종 바다 생물에 관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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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가 아니다. 큰살파는 오히려 척추동물에 가까운 동물이다. 투명한 젤라틴 몸을 지녔으며 제트류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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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5일은 민간단체인 독도수호대가 고종이 독도를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정하는 칙령을 제정한 날을 기념해 만든 ‘독도의 날’이다. 독도에 관해 몇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소개한다.
독도는 우산도(512년), 삼종도(1471년), 가지도(1794년), 석도(1900년), 독도(1906년) 등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동·서·남·북 주변 50~60㎞ 이내에 거칠 것 하나 없는 망망대해에 솟아오른 바위산이어서 늘 거센 파도에 시달린다.
이 때문에 1년에 약 60일 정도만 배를 선착장에 안전하게 댈 수 있다. 울릉도에서 세 시간여 만에 도착한 여객선이 접안을 못 하고 그냥 돌아가는 일이 흔하다. 독도는 동도와 서도 두 개의 큰 섬과 89개의 부속 섬으로 이루어졌다.
섬 주변 가까이는 수심 5~50m 정도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수천 길 낭떠러지 심해다. 바람 길목이라 바람이 드세다. 연중 파도가 드높고 황량하기 이를 데 없는 메마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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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의 풍요로운 바닷속을 큰살파가 헤엄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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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바닷속은 전혀 다르다. 난류와 한류가 만나고, 깊은 바다의 영양분 많은 찬물이 독도와 부닥쳐 표면으로 솟아올라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다. 동도와 서도 주변 사방 1㎢ 바닷속에 550여종의 해양생물이 득실거린다.
독도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생물 가운데 큰살파가 있다. 큰살파(학명
Thetys vagina)는 독도 연안 수심 5~15m에서 발견된다. 살파류 중에서 대형 종이다. 살파란 생물은 투명하고 관 모양인 젤라틴 몸체인 데다 플랑크톤과 비슷한 행동을 해 해파리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오히려 척추동물에 가까운 동물이다. 물을 빨아들여 거른 뒤 내보내는 제트 추진으로 움직인다. 먹이인 식물플랑크톤이 많으면 싹을 내는 무성생식으로 재빨리 번식한다. 때로는 여럿이 이어져 기차 모양을 이루기도 한다.
큰살파는 살파류 가운데 가장 커 몸통의 길이가 15㎝에 이른다. 몸통 뒷부분에 꼬리 모양으로 생긴 돌기가 한 쌍 있다. 몸 가운데 흰색으로 보이는 것이 소화관이며, 바로 앞에 심장이 있다. 몸 전체에 걸쳐 보이는 횡 모양 줄은 체벽근이며, 이빨 모양으로 생긴 아가미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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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 부채바위 해변가에 떠밀려온 큰살파는 이제 살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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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트류를 뿜어 이동하지만 움직임은 둔하다. 해안에 떠밀려온 살파는 자신의 힘으로 바다로 가지 못하고 조간대에 갇힌다. 맨살을 햇볕에 쪼이는 순간 큰살파의 삶은 끝난다.
김지현 군산대 독도해양생물생태연구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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