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년-디지털 아카이브]
1988년 5월15일 창간된 ‘한겨레신문’이란 제호는 어떻게 결정되었을까?
한겨레를 일컬은 최초의 이름은 ‘민중신문’이었다. 1987년 8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에서 해직된 기자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새언론창설연구위원회’가 처음으로 제출한 보고서의 제목이 ‘민중신문 창간을 위한 시안’이었다. 그러나 창간 논의가 거듭되면서 보고서의 제목도 바뀌었다. ‘새 신문 창간을 위한 시안’ 등으로 고쳐 불렀다. 제호가 정식으로 결정된 1987년 10월 말까지, 새로 만들어질 신문을 부르는 이름은 그저 ‘새 신문’이었다. 1987년 10월22일, 새 신문 창간발기추진위원회가 회의를 열었다. 그동안 미뤄왔던 새 신문의 정식 제호를 결정해야 하는 자리였다. 시민들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한겨레신문, 독립신문, 민주신문, 자주민보 등이 후보로 올라왔다.
창간발기위원장이었던 송건호는 권력과 자본으로부터 독립된 신문이라는 창간 지향을 잘 드러낸다며 ‘독립신문’을 지지했다. 그러나 구한말의 독립신문과 겹치는 이름이었다. 논의 끝에 다수의 참석자들이 선택한 ‘자주민보’를 제호로 결정했다.
이날 저녁, 홍보와 모금 등을 위해 뛰어다닌 새 신문 창간 사무국의 젊은 사원들이 사무실에 모여들었다. 젊은이들은 ‘자주민보’가 구태의연하고 촌스럽다고 생각했다. 즉석에서 사무국 전체 회의를 열어 다시 투표를 했다. 결국 자주민보의 생명은 반나절을 넘기지 못했다. 과반 이상이 새 신문의 제호로 순 한글 이름인 한겨레신문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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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5월 한겨레 창간 제호. 조선시대 <오륜행실도>에서 집자한 붓글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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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5월 백두산 천지와 네모 칸이 사라진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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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10월 ’신문’을 떼어내고 평화의 상징인 녹색을 사용한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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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탈네모꼴 글꼴을 기본으로 한 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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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로 만들어진, 한겨레를 대표하는 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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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가 창간 30돌을 맞아 디지털 역사관인 ‘한겨레 아카이브’를 열었습니다. 이 글은 '한겨레 아카이브'에 소개된 내용의 일부입니다. 한겨레의 살아 숨쉬는 역사가 궁금하시다면, 한겨레 아카이브 페이지(www.hani.co.kr/arti/archives)를 찾아주세요. 한겨레 30년사 편찬팀 achiv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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