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 지각 벌금 3천원·단발 강요·강제 유료 교육 등
“헤어디자이너 계약서상 프리랜서지만 실제론 노동자”
서울 강남의 한 유명 미용 프랜차이즈 아침 조회 시간. 지점 관리자는 미용사들의 용모를 일일이 확인합니다. 머리 스타일과 복장이 단정한지, 눈썹을 그렸는지 볼터치가 빠지진 않았는지 립스틱을 발랐는지 등 ‘풀 메이크업’ 여부를 꼼꼼히 체크합니다.
“이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안 돼 있으면 벌금을 내요. 한 달에 3회 이상 초과했을 때 벌금이 2~3만원 정도였어요.”
|
“오전 11시에 출근해서 밤 9시까지 일해요. 컴퓨터로 출퇴근 시간을 찍는데 만약 1초라도 늦게 찍히면 지각으로 처리돼요. 1초라도 늦으면 지각 벌금이 기본 3000원에 1분당 100원씩 붙어요. 또 그날 손님을 안 주고 다음 달 휴무도 하루 빼고요.” (권희우)
“오전 9시 반부터 밤 9시까지 근무했어요. 저희는 지각 벌금이 1분에 천원씩이었어요.” (김상미·37·가명·수도권 대형 미용 프랜차이즈 8년 근무)
|
“화장은 섀도, 아이라이너, 마스카라, 볼터치, 립스틱까지 해야 풀메이크업으로 인정해줘요. 머리는 무조건 짧아야 했어요. 커트나 단발. 특히 머리를 하는 사람들인데 두발 규제를 두니까 너무 힘들었죠. 복장은 처음엔 블랙 앤 화이트였다가 올블랙으로 바꾸다가. 12월엔 레드 포인트라고 한 달 동안 무조건 빨간색으로 입어야 해요. 대표가 봤을 때 옷이 후줄근하거나 마음에 안 들면 다시 사야 했어요. 개인 돈으로 다 해야 하니까 부담이죠.” (김상미)
“직계가족 결혼식에 참가하려고 토요일에 2~3시간 외출하면 다음 달 휴무를 하루 빼야 했어요.” (권희우)
“예약을 30분에 1명씩 잡으라고 해서 평소에 식사를 거의 못 했어요.” (김상미)
“교육은 한 달에 2번 정도 있었고 영업 미팅이다 전략회의다 해서 한 달에 5~6회는 꼭 참석해야 했어요. 교육도 굉장히 많은 돈을 대표한테 지불했고요. 3회에 100만 원짜리도 있었어요. 한 번에 2시간 정도 하는데 하기 싫어도 무조건 해야 해요. 아침에 교육받을 때는 오전 7시까지 가야 하고. 저녁 미팅은 밤 10시부터 새벽 1~2까지 하기도 하고요.” (김상미)
“한 달에 한 번씩 서비스 교육받았고. 일주일에 한 번씩은 매장에서 (스태프들에게) 교육을 해주고요. 아침 8시부터 하거나 더 빠른 경우도 있었고.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교육 때 지각하면 평소 벌금 두 배를 냈어요.” (권희우)
|
“연말에 음악회를 하겠다면서 모든 미용사에게 사비로 악기를 사고 레슨을 받게 했어요. 유통기한이 지난 헤어제품을 강매하고. 명절이나 화이트데이 같은 기념일에 ‘다른 애들은 명품을 선물한다는데 너는 뭐를 준비하냐’고 묻고요. 대표 아버님 돌아가셨을 때는 무조건 20만원씩 통장으로 보내라고 했어요.” (김상미)
“신입 디자이너들은 무조건 헤어쇼에 출전해야 했어요. 모델료, 머리 장식 등 100만원 이상 들어요. 또 한 달에 2~3명 정도 ‘비포 앤 에프터’ 사진을 찍어서 올려야 하는데, 고객한테 비용 10% 깎아주고 부탁하는 게 굉장히 힘들었어요. 그걸 제출하지 않으면 제출할 때까지 하루당 벌금이 5천원씩 들어가는 거예요. 미용실 전단지 돌리는 일도 했고요.” (권희우)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