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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Fidelity). 브리턴 리비에르(Briton Riv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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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우석영의 동물+지구 미술관
6. 도메니코 디 바르톨로, 알렉세이 스테파노프, 브리턴 리비에르, 개와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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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Fidelity). 브리턴 리비에르(Briton Riv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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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간호(The Care of the Sick). 도메니코 디 바르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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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을 위로한 존재, 개 우선, 둘의 성격이 판연히 다르다. 개는 사회성이 강한 늑대의 후손으로, 개가 인간사회에 편입될 수 있었던 중요한 한 가지 이유도 이들의 뛰어난 사회적 지능이었다. 인간만큼은 아니지만 협동에 능하고 주종 관계에 발 빠르게 적응하며, 리더를 호종하는 성향이 강한 이들은 인간 집단의 번영에 큰 효용이 되었다. 인간 집단의 위계질서에 자연스럽게, 적극적으로 편입되어 일종의 ‘가노(家奴)’ 같은 역할을 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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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후에(After the Hunt). 알렉세이 스테파노프(Alexei Stepanovich Stepa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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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 자적하는 존재 고양이 더욱이 발정기에 있는 암컷이 수컷과 짝 짓는 행태를 볼진대, 암컷은 꽤나 도도한 자세를 유지하는 데다 운우지정(雲雨之情)을 함께 나눈 수컷의 지배도 받지 않는다.(열 마리가량의 암컷이 수컷 한 마리의 지배를 받는 닭과 비교해보라!) 수컷 또한 스스로 정한 제 영토 안에서 주인 행세를 하며 무외당당(無畏堂堂) 살아가는데, 각자의 영토를 선선히 인정하는 ‘그 동네 법률’이 또 있어서 수컷끼리 영토 싸움하는 일도 없다고 한다. 한마디로, 이들의 뛰어난 지능 탓일 텐데, 고양이들은 남의 말이나 행동에 휘둘리며 살아가지 않는 것이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고양이 혐오나 누군가의 고양이 편애는 우리가 어떤 이들인지를 넌지시 일러주는 사뭇 의미심장한 표징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인간세계에서 담당해야 했던(하는) 업무량 또한 개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불과하다. 쥐 잡는 일 말고는 딱히 우리가 이들에게 기대하는 바가 없었던(없는) 것이다. 요새는 그 일마저 거의 사라지다시피 했으니 이제는 들로 돌아갈 때도 되었건만, 이들에게는 도무지 돌아갈 의사가 없는 듯하다. 왜 아니겠는가, 이 사바세계(娑婆世界)에 몸을 부리고 있는 한, 종일토록 잠만 자며(평균 하루 13시간) 언제까지나 무위, 자적하는 한량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을.(다음편에 계속) 우석영 <동물 미술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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