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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짓는 진도 동거차도 세월호 유족들의 움막. 진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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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양될 그날을 기다리며 “상식을 찾기 위해 싸운다”
“상식을 찾기 위해 싸운다. 비상식적인 세상에서 지극히 상식적인 것을 찾기 위해 싸워야 된다는 게, 참~~.” 2학년 5반 ‘큰 건우 아빠’ 김광배씨는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로 가는 배 위에서 이 말을 되뇌며 잔잔한 바다를 보았다. 지난 11일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세찬 바람과 높다란 파도 등으로 사흘 동안 결항했던 배가 이날 출항했다. 이른 아침부터 꼬리를 이은 차량의 행렬은 족히 100m를 넘었고, 섬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로 항은 붐볐다. 진도 팽목항에서 동거차도까지 여객선으로 2시간30분을 가야 한다. 세월호 4·16가족협의회는 동거차도 섬 꼭대기에 사고 현장을 지켜볼 수 있는 움막을 지난해 9월 지었다. 참사 현장까진 약 1.6㎞ 거리로 가깝고도 아득하다. 육안으로도 현장이 보이지만, 세세한 인양작업 상황은 순서를 정해 카메라와 망원경으로 살피며 시간별로 꼼꼼히 일지를 적고 있다. 반별로 3~4명의 부모들이 짝을 이뤄 1주일씩 천막에 머물며 숙식을 해결한다. 이번이 네번째 방문이라는 김씨는 “다시는 바다에 못 나올 것 같았는데, 이렇게 다니게 되네요”라며 “(학생들이) 배에서만 나왔으면 (동거차도와) 그 가까운 거리를 어떻게 해서든지 못 왔겠나” 하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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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평 크기의 기존 천막은 얼기설기 세운 기둥에 폴리염화비닐(PVC)을 둘러싼 뒤 바람에 날려가는 것을 막기 위해 끈으로 묶은 정도다. 진도/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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