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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림천하>의 용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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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무협작가 인터뷰
책 너무 쉽게 만드는 무협계를 걱정하는 <군림천하>의 용대운 그의 눈빛은 잔잔하다. 쉽게 흔들리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을 제압한다. 조용조용한 그의 목소리 속에서 사뭇 비장한 무공을 느낄 수 있었다. 쇠락해 가던 무협계를 살리고, 1990년대의 무협 시대를 열었던 그는 여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무림을 호령하고 있다. ■ 어찌하여 무협소설의 세계로 들어오게 되셨습니까? 좌백이 그런 말을 하였습니다. 읽다보니 더 이상 읽을 것이 없어 쓰기 시작했다고.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소설을 읽다보니 그 패턴에 식상함을 느꼈습니다. 다르게 쓰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 때부터 끼적끼적 습작을 하였습니다. 그 무사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다른 작가와 자신의 차이가 무어라 생각하십니까? 저에게는 무엇보다 사람이 중요합니다. 사건보다는 사람의 마음이 우선입니다. ■ 인터넷과 대여점에는 수많은 무협소설이 난무합니다. 어찌 생각하십니까? 긍정적이기도 하고 부정적이기도 합니다. 많은 작품이 나오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책을 너무 쉽게 만드는 것은 문제입니다. 인터넷에 연재되고 있는 신인들의 작품이 인기를 얻으면 곧바로 출판사가 달려듭니다. 연재하는 소설을 책으로 내기 위해서는 수정·보완이 필요한데 교정도 보지 않고 책으로 내는 곳이 많습니다. 제 살을 깎아먹는 행동입니다. ■ 지금 <군림천하>를 쓰고 계시지요? 사는 건 어떻습니까? 18권까지 나왔습니다. 1년에 세 권 내면 생계는 유지할 수 있습니다. <군림천하> 18권은 쓰는 데만 1년 걸렸으니, 문제가 많습니다.(웃음) 무협소설을 쓰는 작가가 1000명이라면 그중 전업할 수 있는 사람은 10%도 되지 않습니다. 비디오 가게를 운영하는 분도 있고, 부인이 생계를 대신 유지해주는 경우도 많습니다. ■ 요즘 <메리 대구 공방전>이라는 드라마가 인기입니다. 보셨습니까? 무협소설 작가의 삶이 정말 그렇습니까? 보진 못하고 이야기만 전해 들었습니다.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낮에는 작업을 하지 않습니다. 주로 밤 10시부터 새벽 5시까지 글을 씁니다. 오후엔 그저 빈둥거립니다. 책 읽으면서. 그리고 여행을 자주 갑니다. 중국은 1년에 서너 번 드나듭니다. ■ 한자나 한시가 많이 등장합니다. 공부하려면 힘드시겠습니다. 어떤 곳에서 자료를 많이 찾습니까? 무술 서적과 한시를 많이 읽습니다. 자료를 구하다보니 중국의 무인들도 만나게 됩니다. 1998년 즈음, 무술 전문잡지 <마르스> 편집자들과 실존하는 무술 고수들을 만나러 간 적이 있습니다. 팔괘장 4대 전인 이공성 노사를 만났는데, 그 눈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협 영화도 많이 봅니다. 이야기를 본다기보다 장면이나 분위기에 대한 영감을 많이 얻습니다. <동방불패> <황비홍> <독비도> 시리즈, <유성호접검> 같은 작품이 유익합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3인의 명포교>입니다. 아, 주성치의 <서유기> 시리즈도 …. ■ 언제쯤 스스로를 ‘작가’라고 생각하게 됐습니까? 세 작품쯤 썼을 때 독자의 팬레터를 받았습니다. 여고생이었는데, 편지지 8장 분량을 보내왔습니다. 기뻤고 뿌듯했습니다. ■ 무협소설의 매력이 무엇이라 생각합니까? 가보지 못한 세계에서 해볼 수 없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무협이 할리우드를 정복했다” 중국보다 한국이 훨씬 유리하다고 주장하는 <권왕무적>의 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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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왕무적>의 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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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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