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중해, 내 푸른 로망
|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당신의 로망의 여행지는 어디입니까? 유럽의 중심 파리, 남미의 파타고니아, 브라질의 이구아수 폭포, 옥빛 바다 타히티 아니면 지중해의 하얀 마을 산토리니? 실제 가지 못할지언정 로망의 여행지를 가슴에 품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여행지가 소개된 기사를 꼬깃꼬깃 접어두거나 사진 한 장을 바탕화면에 깔고 ‘언젠가 그곳에 가고 말테야’ 하는 것. 그러면 일상은 조금이나마 위로받습니다. 지중해 또한 일생에 한번 갈 수 있을까 말까 한 곳입니다. 중세 이후 유럽 사람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중해는 그들에게 세상의 끝이었고 다른 세상과 통하는 연결로였으며 영원한 변방이었죠. 그래서 지중해에는 유럽도 아시아도 아닌 세상의 시원에 닿는 듯한 신기함과 기묘함이 흐릅니다. 한국의 배낭여행자들에게도 지중해는 멀었습니다. 유럽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런던과 파리를 찍고 남유럽으로 내려가면서 로마와 아테네를 두고 고민하다가 대개 로마를 선택합니다. 아테네 거쳐 지중해 섬까지 가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최근 지중해의 하얀 섬 산토리니는 한국인들의 새로운 신혼여행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까지는 값이 비싼 편이지요. 하지만 신혼여행은 로망을 실현할 단 한차례 기회여서 사람들이 산토리니를 많이 찾는다고 여행사 관계자들은 말합니다. 지중해를 가 보니 산토리니뿐만이 아니더군요. 아테네 아나피오티카의 숨은 골목길, 원시적인 낭만이 흐르는 크레타섬, 그리고 독특한 그리스식 리조트들이 로망을 부추겼습니다. 지중해를 최대한 값싸게 여행하는 방법도 살폈습니다. 로망의 여행지 지중해를 다룬 이번 호 〈esc〉를 꼬깃꼬깃 접어두세요. 꿈을 가지고 사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요.
![]() |
당신의 로망의 여행지는 어디입니까?
|
|
실제 가지 못할지언정 로망의 여행지를 가슴에 품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
![]() |
지중해에는 세상의 시원에 닿는 듯한 신기함과 기묘함이 흐릅니다.
|
따라해 볼까 크레타 스타일 활기찬 아름다움과 원시적 순수성이 기묘하게 공존하는 조르바의 고향, 크레타섬
|
기원전 6천년 유물이 발견되기도 한 크노소스궁. 미노타우로스와 이카로스 신화가 전해지는 미궁이다. 궁전의 북쪽 출입구. 뿔을 들이대고 돌진하는 황소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
크노소스궁에 잠자코 앉아 미궁 신화를 소처럼 되새김했다. 미노타우로스가 갇힌 곳은 어디였을까.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어느 회랑을 따라 이어졌을까. 하지만 크노소스궁은 미로이기 전에 폐허였다. 20세기 초반 크노소스궁을 발굴한 아서 에번스가 일부 복원하긴 했지만, 몇 개의 방과 기둥만 흔적을 말해 줄 뿐. 궁전 구조의 원형을 추정한 조감도를 봐선 미로이긴 했으나, 미노타우로스가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로, 이카로스가 날개를 달아 탈출해야만 할 정도로 그렇게 복잡하진 않았다.
|
리흐노스타티스의 크레타 민속박물관. 크레타 전통 양식의 주택과 각종 소품을 전시했다.
|
|
아르하네스는 남성적인 분위기의 시골 마을이다. 타베르나에는 담배 피우는 노인들이 가득하다.
|
|
크레타는 서양적이되 동양적이고 원시적이되 이성적이다. 크레타의 민속춤.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