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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14 23:06 수정 : 2010.04.17 13:18

(왼쪽부터) 오슬로 바이킹박물관에 전시된 1000여년 전의 바이킹 배 실물과 비겔란 조각공원의 조각작품들. 나서 늙고 병들어 죽는 인생사를 생생하게 묘사해 감동을 준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오슬로에서 꼭 가봐야 할 비겔란 조각공원·바이킹박물관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도 육지 쪽으로 깊게 파고든 피오르 안쪽에 자리잡은 항구도시다. 1048년 하랄 1세가 처음 건설했다. 1624년 크리스티안 4세가 수도를 이곳으로 옮기며 300년간 크리스티아니아로 부르다 1925년 다시 오슬로로 환원했다. 노르웨이 전체 인구 490만명 중 58만명이 오슬로에 산다. 바이킹박물관·비겔란 조각공원·노벨평화위원회·오페라하우스·뭉크박물관 등이 시내에 자리잡고 있다.

노르웨이는 스웨덴·덴마크와 함께 ‘바다의 약탈자’로 인식돼온 바이킹의 전설을 간직한 나라다. 서기 800년부터 1050년까지 바이킹이 노르웨이를 지배했다. 바이킹은 ‘바닷가 사람들’을 뜻하는 ‘비켄’에서 유래했다. 처음엔 바닷가에 터를 잡고 고기잡이 등으로 살던 이들이 차차 약탈을 본업으로 삼게 됐다고 한다. 바이킹박물관에선 원형이 발굴된 오세베르그호·곡스타호와 배 밑바닥 등 잔해가 발견된 투네호(이상 배 이름은 발굴지명) 등 3척의 배가 전시돼 있다. 배와 함께 전시된 유품들을 통해 바이킹의 생활과 문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오세베르그호는 참나무로 만든 길이 22m, 높이 14m의 배로, 850년께 건조됐다. 배를 통째로 관으로 써 묻은 것이 발굴됐다. 배에서 여왕 등 여성 2명의 유골이 나왔다고 한다. 나무판자를 쪼개 붙여서 만든 바퀴가 달린 커다란 수레와 용 모습 장식품의 섬세한 무늬 등이 눈길을 끈다.

비겔란 조각공원은 놓치기 아까운 곳이다. 노르웨이의 대표적인 조각가 비겔란(1869~1943)이 오슬로시와 계약을 맺고 자신의 조각작품들을 기증하면서 조성된 대규모 조각공원이다. 인간의 희로애락·생로병사를 다룬 212개의 실감 나는 조각작품이 전시돼 있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상은 모두 671명에 이른다. 제목도 내용 설명도 없는 청동·화강암·철 등을 재료로 한 조각품들은, 하나같이 인생사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들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비겔란은 평소 “당신이 본 대로 느낀 대로 생각하면 된다”며 작품에 대한 아무런 설명도 주문도 없었다고 한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높이 17m의 거대한 돌기둥에 121명의 인물을 얽히고설키게 조각품과 그 둘레를 장식한, 생로병사를 묘사한 작품들이다. 돌기둥은 흔히 ‘하나의 돌’이라 부른다. 스웨덴에서 원석을 옮겨오는 데 걸린 6개월(1시간에 6m꼴 이동)을 포함해 모두 13년(1929~1943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그는 이 작품을 만들고 7개월 뒤 세상을 뜬다. 흔히들 이 조각의 위쪽 부분은 미래를, 가운데는 현재, 아래쪽은 과거를 가리킨다고 분석한다. 공원 들머리엔 비겔란이 직접 제작한 자신의 동상을 그가 지정한 자리에 세워 놓았다.

부둣가의 버려진 터와 바다를 매립하고 2008년 건립한 오페라하우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오바마 관련 전시회 및 김대중 전 대통령 등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면면을 첨단기술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노벨평화위원회, 절규하는 뭉크가 기다리는 뭉크박물관과 국립미술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오슬로=글·사진 이병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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