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8.11 14:29 수정 : 2011.08.11 14:29

구미호 vs 늑대인간

워우~~~~

달이 뜨면 우짖는 그들, 늑대인간과 구미호. 그 울음소리를 들으면 오싹하다가도 안타깝다. 괴물·요물로 여겨지지만 인간세상에서 그 어느 캐릭터보다 친숙하기 때문일 터다. 만나본 적 없지만(실제로 만난다면 두렵겠지만) 왠지 달빛 아래 슬픈 눈빛을 건넬 것만 같은 존재들이다. 매혹적이어서 더욱 두려운 그들이다.

인간은 그들을 두려워하면서도 또 이용한다. 수없이 많은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하는 늑대인간과 구미호. 시대가 달라지면서 인간들이 꾸며낸 그들의 모습이나 성격 또한 변해왔다. 인간의 간을 꺼내려 칼을 가는 구미호보다는 “대웅아~” 하면서 남자 인간을 졸졸 따라다니는 ‘미호’를 좋아하고, 천적인 흡혈귀를 남친으로 둔 여자 인간을 사랑해서 가슴 아파하는 늑대인간을 흠모한다.

요물로 여겨지는 그들이지만 만약 착한 마음을 가진 구미호와 늑대인간이 있다면,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어떻게 여길까? 인간은 스스로의 잔인함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면서도 잔인한 속성은 늑대나 여우에게 투사시킨다. 그러고는 인간만이 이성적인 존재라는 자존감을 에너지 삼아 살아간다. 중세 유럽에서는 죄 없는 인간을 늑대인간이라 여겨 화형을 시켰던 역사도 있다. 늑대인간과 구미호는 아무래도 우리를 향해 “진짜 무서운 존재들은 너희 인간들이야!”라며 다그칠지 모르겠다.

이정연 기자

광고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ESC : 커버스토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