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8.11 15:20
수정 : 2011.08.11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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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이비사 파티의 거품을 무대 위에 쏟아부으며 즐기는 ‘폼 파티’. ibiza-spotlight.com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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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 그 여자의 이비사·꼬파응안의 추억
타이 꼬파응안의 풀문 파티와 스페인의 이비사 파티. 가보지 못했다. 언젠가는 꼭 한번 가보리라, 마음만 굳게 먹은 지 3년째. 간접경험이라도 절실하다. 이비사를 잊지 못하는 그 남자(32·회사원)와 풀문 파티만 3번 다녀온 그 여자(31·공무원)를 수소문해 찾았다.
그렇게 재미있어? 진짜야?! 그 여자→ 내가 왜 세번이나 갔겠어. 처음에 간 게 2007년 여름이었어. 한국에서 한다하는 클럽들이 많이 생겨나던 때이기도 하지. 그런데 몇번 가보니 지겹더라고. 매캐한 담배 연기가 괴로울 때도 많았고, 무대가 내겐 너무 좁았어. 그래서 떠났지. 꼬파응안으로. 진짜 재미있냐고? 대답은 이거야, ‘미쳐버릴 만큼’. 보름달은 꽤나 환히 해변과 바다를 비추지. 그 아래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웃고, 춤을 추고, 노래를 하지. 한국에서 열리는 록페스티벌도 가봤지만, 달빛과 해변의 조합은 뭔가 묘해. 정말 묘하지….
그 남자→ 이비사 파티는 해변에서 열리지는 않아. 낮 동안 페스티벌 일정 가운데 파티가 열리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파티는 이비사섬 곳곳의 클럽에서 열려. 암네시아, 파차, 스페이스라는 대형 클럽에서 거의 매일 파티가 쉬지 않고 열려. 솔직히 말하면, 난 이비사를 일부러 간 건 아니야. 스페인 본토에서 배를 잘못 탔다가…. 아마 일생에서 가장 잘한 실수일 거야. 낮에는 한가로운 해변을 거닐거나 잠을 자고 밤에는 파티가 열리는 클럽을 향해 달려가지.
홍대·강남이랑 뭐가 다른데? 그 남자→클러버들의 성지가 있다고들 하지. 이 성지순례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야. 장소만 특별한 게 아니야. 세계 곳곳에서 모여든 파티광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세계적인 디제이(DJ)들이 빠져들지 않고는 못 배겨날 음악을 틀거든. 음악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파티가 열린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 무대 위에 거품을 허리께까지 차게 쏟아붓는 폼 파티, 선상에서 열리는 크루즈 파티, 수영장에서 열리는 풀 파티도 즐길 기회가 있다고. 국내 파티랑 그냥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
그 여자→ 풀문 파티는 모래사장에서 펼쳐진다는 것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지. 보름달이 떠오르면 흥을 돋우려고 불쇼(?)가 여기저기서 시작돼. 불붙은 줄로 줄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어. 불 줄넘기는 못 넘겠더라고. 술에 취해서는 절대 해서는 안 될 짓이야. 잘못하다간 다치니까. 음주도 좋지만 가무의 흥겨움을 놓치지는 말아야지. 두번째 갔던 풀문 파티에서 깨달은 바야. 과음으로 풀문 파티에서 제대로 놀지를 못했다니깐. 그래서 다시 한번 가겠다 마음먹었지만.
짧은 간접경험은 더욱 구미를 당긴다. 혼자 떠나기 망설여지는 사람들은 인터넷 공간에서 같이 갈 사람을 찾아 함께 떠나기도 한다. 타이의 풀문 파티는 1년 내내 열리고, 이비사의 파티는 유럽의 휴가 기간인 5~10월에 가장 활발히 열린다. 뭐 있는 인생? 결국 스스로의 선택에 달렸다.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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