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1.16 16:42
수정 : 2013.01.18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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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가 게임 점수를 올려도 어색하지 않다. 사진은 이런 세태를 반영해 만든 동서식품 커피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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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혹시 친구와 당구장에 갔는데, 그날 게임에 져서 밤잠 설쳐본 기억이 있는가. 혹은 친구와 피시방에서 ‘스타’ 한판 했는데, 다섯 판을 내리 지고 분을 못 이겨 끝내 울어본 경험은 없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뼛속까지 승부사다. 지고는 못 배기는 근성 있는 사람이다. 한데,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애니팡’ 순위는 밑으로 한참 내려야 내 이름이 보인다. 시험 등수에서 밀린 건 ‘허허’ 웃어넘기지만, 게임 지고는 못 사는 그런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드래곤 플라이트’에서 천하제일이 되는 방법부터 ‘다함께 차차차’에서 최고의 드라이버가 되는 비기를 두 게임의 고수가 특별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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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1월 롯데백화점 창립 33주년 기념으로 진행한 ‘애니팡 전국 최고수 선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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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체시력만으론 부족해: 드래곤 플라이트
드래곤 플라이트는 용을 탄 기사가 반대 방향으로 날아오는 몬스터를 물리치며 날아가는 게임이다. 처음엔 반대 방향에서 날아오는 몬스터를 처치하는 게 어렵지 않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속도가 빨라진다. 눈이 바빠진다. 손가락이 저려온다. 드래곤 플라이트의 고득점 비법은 우수한 동체시력을 갖는 것만으로는 2% 부족하다.
드래곤 플라이트
연사용 새끼용 2마리 동반
벽타기 기술을 플랜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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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플라이트’에서 몬스터가 가장 밑에까지 내려왔을 때 처치해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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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희 에스케이(SK)텔레콤 아이티팀(Internet of Things)사업팀 매니저는 매주 갱신되는 드래곤 플라이트 점수판에서 상위권을 놓쳐본 적이 없는 실력자다. 문씨는 고득점 비법을 사냥에서 찾았다. 게임의 점수 계산 방식은 몬스터를 처치했을 때 얻는 ‘사냥점수’와 얼마나 멀리 날아가느냐를 기록하는 ‘비행점수’를 더하는 방식이다.
“몬스터가 가장 밑에까지 내려놨을 때 처치해야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가장 약한 하얀색 몬스터가 스마트폰 화면 위에 있을 때 처치하면, 10점을 받죠. 하지만 화면 밑에 내려왔을 때 죽이면 100점을 얻습니다. 점수가 무려 10배가 차이 납니다.” 흰색 용보다 조금 더 강한 노란색 몬스터는 200점, 그다음으로 강한 몬스터는 300점 하는 식으로 점수가 높아진다. 하지만 반대로 너무 가까이 다가온 몬스터 때문에 게이머가 쉽게 당하기도 한다. 문씨는 ‘연사형 새끼용’ 2마리를 함께 데리고 다닐 것을 추천했다. 게이머 옆에 붙어 게임을 도와주는 새끼용은 몬스터와 부딪히지 않는다. 연사형 새끼용은 게이머와 같이 연속으로 미사일을 쏘는 녀석들을 말한다. 몬스터가 위에 있을 때는 옆으로 피해 있다가 가까이 다가왔을 때 살짝 움직여 새끼용으로 몬스터를 처치하면 된다. 몬스터들을 빨리 처치하기 위해 손가락을 좌우로 문질렀을 때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사냥 점수를 획득할 수 있다.
여기까지는 비행 속도가 그리 빠르지 않은 초기 운영 전략이다. 비행 속도가 서서히 높아지는 중후반을 가면 이 같은 전략은 써먹을 수 없다. 게이머를 향해 돌진하는 몬스터가 너무 빨라 가까이 왔을 때 처치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여기서부터는 플랜 비(B)를 가동해야 한다. 대략 8000m쯤 날아갔을 시점이다. “일단 한쪽 벽에 붙어야 합니다. 일명 ‘벽타기’라고 부르죠. 그런데 완전히 벽에 밀착하면 안 돼요. 몸을 간신히 피할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벌리고 붙어야 합니다. 운석 때문인데, 운석이 떨어지는 순간 완전히 벽으로 밀착하면, 운석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죠.” 운석은 게이머의 비행을 방해하는 골칫덩이다. 운석을 피하는 시점은 운석이 날아올 때 소리로 판가름하면 된다. ‘삐, 삐, 삐’ 하는 짧은소리가 어느 순간 ‘삐~’ 하는 긴소리로 바뀐다. 바로 이때 몸을 벽 쪽으로 완전히 붙여야 한다. 운석이 스치듯 게이머를 지나칠 것이다. 게이머는 다시 아주 약간의 공간을 벌린 상태로 벽에 붙으면 된다.
운석이 하나 날아올 때는 이런 방법으로 피할 수 있지만, 한꺼번에 대여섯 개의 운석이 날아올 때도 있다. 마치 유성우처럼. 유성우는 이 같은 방법으로 피하기 어렵다. 문씨는 ‘파워샷’ 아이템을 쓸 것을 추천했다. 파워샷 아이템은 게임머니인 골드로 구입할 수 있다. 한 판에 최대 9개까지 쓸 수 있다. 현금결제를 할 필요는 없으니 골드가 모이는 대로 파워샷 아이템을 구입하면 된다. 파워샷을 쓰면 날아오는 몬스터와 운석을 모두 없애버릴 수 있다. 파워샷은 2만m 이상 날아가 비행 속도가 극한에 이르렀을 때 쓰는 플랜 시(C)다. 게임머니로 구입한 캐릭터 ‘프린세스’는 주변의 아이템을 끌어모으는 능력 덕분에 골드를 획득하기 유리하지만, 2만m가 넘어가면 ‘하이퍼 플라이트’와 같은 아이템까지 끌어들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하이퍼 플라이트 아이템은 한 번에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이템이지만, 게임 후반부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얻으면 치명적이다. 하이퍼 플라이트 효과가 끝남과 동시에 게임오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현금결제가 부담 없는 게이머라면 ‘어쌔신’과 같이 게임오버 돼도 한 번 부활하는 캐릭터를 구입해도 좋다. 하지만 문씨는 기본 캐릭터만 잘 써도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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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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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릴 있는 레이싱이 곧 점수: 다함께 차차차
다함께 차차차는 최근 카카오톡에서 인기몰이 중인 게임이다. 과거 애니팡 하트 때문에 새벽잠을 설친 게이머가 많았다면, 이제는 다함께 차차차 친구추천 메시지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정도라고 하니 그 인기를 짐작해 볼 수 있다. 그가 ‘강추’ 하는 다함께 차차차 고득점 비법은 바로 스릴이다. 다함께 차차차 속에는 게이머의 드라이브를 방해하는 여러 다른 차들이 등장하는데, 다른 차와 충돌하면, 속도가 느려진다. 한정된 연료로 최대한 멀리 가는 것이 관건인 게임에서 충돌은 치명적이다. 그가 말한 스릴은 바로 부딪칠 듯 말 듯 아슬아슬하게 피하는 것이다.
다함께 차차차
스릴 즐길수록 유리
가속도 업그레이드는 마지막에
“같은 차선에서 앞차 뒤를 졸졸 따라가면, 게이머 차량의 가속도가 올라갑니다. 앞차 엉덩이에 부딪치기 직전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피하면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 하는 소리가 나죠. 두 번 연속으로 이 같은 방식으로 피하면, ‘차차~!’ 하는 소리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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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는 연속으로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했을 때 콤보 점수를 얻을 수 있다(사진 위). 또한 같은 차선에서 앞차 뒤를 졸졸 따라가면, 게이머 차량의 가속도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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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차차차가 가진 장점이 콤보 시스템이다. 애니팡이 블록을 연속으로 깨뜨릴 때 콤보 점수를 얻을 수 있다면, 다함께 차차차는 연속으로 아슬아슬하게 충돌을 피했을 때 콤보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때 게이머 차량의 속도도 올라간다. 한정적인 연료만으로 카카오톡 친구들보다 더 멀리 가야 이길 수 있는 게임인 만큼 속도를 올리는 것은 곧 점수로 이어진다. 다른 차량과 충돌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강심장도 비법이다. 앞서 가는 차를 뒤에서 부딪치면 속도가 느려지지만, 옆 차로에 있는 차를 옆으로 밀어내면 오히려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충격을 받은 다른 차량은 밖으로 튕겨 나간다. 총 다섯 차로가 있는데, 양끝 차로에 있는 차량은 보이는 족족 부딪치라는 얘기다. 바닥에 깔린 가속도 차선을 이용하는 것은 기본이고, 추가 연료 아이템이나 가속도 아이템 등을 획득하는 것은 고득점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차량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도 전략은 필요하다. 연비와 최고속도, 가속도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고수는 연비를 모두 업그레이드한 다음에 최고속도와 가속도 순서로 업그레이드할 것을 추천했다. “연비 업그레이드를 먼저 하는 이유는 차를 더 멀리 보내기 위해서입니다. 기름이 없으면 게임이 끝나기 때문이죠.” 가속도 업그레이드를 가장 나중에 하는 이유는 게임 중간에 가속도를 높여주는 아이템이 연료 아이템보다 더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글 오원석(<블로터닷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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