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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마키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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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맛기자 박미향, 와인집을 가다/ 맘마키키
그 집에는 삶은 달걀이 있다. 그것도 수북하게 테이블 위에 쌓여 있다. 주문한 와인이 나오기 전에 ‘공짜’ 달걀을 톡톡 까먹는다. 흐뭇하다. 반포동에 있는 ‘맘마키키’는 이렇게 노란 달걀로 감동의 퍼레이드를 시작한다. 달걀만 거저 주는 게 아니다. 맛난 요리들을 주문하면 케사디야도 따라 나온다. 한 입 베어 먹을 때마다 행복의 세계로 인도한다. 특이한 와인집이다. 와인은 함께 먹는 요리에 따라 그 맛이 달라진다. 말 그대로 ‘궁합이 잘 맞는’ 먹을거리를 찾아야 한다. 거창한 저녁 메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세 가지 별난 음식들은 모두 와인과 함께 먹기에 안성맞춤이다. ‘훈제 연어와 야채’는 안주로서도 그만이다. ‘와사비를 곁들인 삼겹살’도 신기함의 절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삼겹살을 와인과 먹기 적합하게 요리했다. 삼겹살을 초벌구이해 기름을 모두 빼고, 올리브유로 다시 익힌 것이다. ‘소시지’와 ‘모듬 치즈’도 한 편의 예술이다. 널찍한 투명 유리그릇에 얇게 저민 여러 종류의 치즈들이 조각조각 누워 있다. 모두 1만5천원~2만5천원가격대로 가벼운 저녁 식사까지 겸할 수 있다. 연극인 정원경(39)이 운영하는 이 와인집은 음식뿐만 아니라 분위기도 예술이다. 아주 작은 공간에 찰랑찰랑 구슬들이 온 벽을 장식하고 있고, 제3세계 음악이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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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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