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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어회, 사바, 아나고초밥, 참복초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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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예종석의 맛있는 집 / 기요미즈
최근 <미슐랭가이드>가 도쿄의 초밥집 두 군데에 최고 등급인 별 셋을 부여하면서 여든두살 초밥명인 오노 지로가 화제에 올랐다. 긴자에서 초밥집 스키야바시 지로를 운영하는 오노 명인은 일본 정부가‘현대의 명공’으로 지정할 정도로 존경받는 숙수다. 그는 초밥을 쥐는 자신의 손을 보호하느라 외출 때는 꼭 장갑을 끼고, 무거운 것도 절대 들지 않으며, 혀 감각이 무뎌질까봐 커피도 마시지 않는다고 한다. 생선조각과 양념한 밥, 그리고 고추냉이가 구성요소의 전부인 초밥 만들기에 이렇게 정성을 쏟는 것은 간단하고 쉬울 것 같은 초밥이 그 어떤 음식보다도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난이도는 초밥요리사가 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요즘은 일본에서도 요리학교를 나온 젊은이들이 속성으로 초밥카운터에 서기도 한다지만 예전에 도제식으로 배운 장인들은 20년 가까운 수습과정을 거쳐야 손님 앞에 서서 초밥을 쥘 수 있었다. 처음 초밥집에 견습생으로 들어가면 새벽마다 장바구니를 들고 요리사를 따라 시장에 가는 일부터 한다. 그곳에서 어깨너머로 생선을 식별하는 법과 싱싱한 횟감을 고르는 요령을 익히고 돌아와서는 그 생선을 닦고, 설거지를 도맡아 해야 한다. 그 다음에는 몇 해 동안 초밥 만들 밥 짓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게 한 후 부채질로 밥을 식히는 일을 시킨다. 그런 과정을 10년 동안 거친 뒤에야 비로소 보조요리사로 카운터에 서는 것이 허락된다. 그때부터 조리장을 위해 생선을 손질하고 보좌하는 일을 4~5년 한 후에야 초밥을 쥐는 것이 허용된다. 그리고는 손님을 대하는 매너와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 후에 한 사람의 일류 요리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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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종석의 맛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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