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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기/조동기국어논술전문학원 원장, 강남구청 수능 인터넷방송 대표강사, 저서:<미래로 언어영역>, <조동기 언어논리> 시리즈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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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짝마 논술 논구술 어떻게 쓰고 답할 것인가
제1회 논제와 맥락 찾기제2회 제시문 분석요령
제3회 개요짜기와 서론쓰기
제4회 단락과 문장쓰기
제5회 배경지식 활용방안 ‘지금 이 순간!’이라는 문제의식 논술답안에서 나타나는 재미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상당수의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서론의 첫 문장을 ‘현대사회’라는 단어로 시작한다는 점이다. 특히 ‘정보화’나 ‘환경문제’처럼 동시대의 문제의식이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논제가 주어졌을 때는 무려 60~70%의 학생이 ‘현대사회’ 혹은 이와 유사한 다른 용어(오늘날/현대인/최근/요즘)를 선택하는 사례마저 있었다. 글쓰기라는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현대사회’라는 단어에 대한 공통적인 선호는 학생들에게는 첫 문장을 시작해야 한다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덜어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채점자에게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글쓰기보다는 남들과 비슷한 수준의 글쓰기에 머무르고 있다는 부정적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대학 측에서도 학원에서 주입식으로 가르치고 있는 이른바 ‘틀에 박힌 글쓰기’에 대해서 낮은 점수를 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만큼 ‘현대사회’라는 단어에 대한 무의식적인 집착은 전략적인 관점에서도 폐기처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현대사회’에 대한 무의식적인 선호는 일면의 소박한 진실을 내포하고 있는데, 그것은 학생들이 어렴풋하게나마 주어진 논제와 오늘날의 문제의식을 연결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지금까지 대학에서 출제한 논술시험 가운데, ‘지금 이 순간!’이라는 현대사회의 문제의식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순수한 학문적 내용만을 출제했던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례로 2005년도 대학입시의 주요대학의 논제만을 살펴보아도 이성과 욕망, 상대적인 가치의 중요성이라는 동시대의 가장 첨예한 쟁점들을 문제화해서 출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서울대 : 인식의 가능성, 연세대 : 노인과 욕망, 고려대 : 크기의 상대성, 이화여대 : 비일상성의 기능) 따라서 논제파악의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지금 이 순간’ 대학은 왜 이런 문제에 대한 답변을 수험생들에게 요구하고 있는가에 대한 메타적인 질문을 스스로 던져보는 것이다. 물론, 각 대학별로 논제의 제시유형도 다르고 텍스트의 구성과 맥락찾기를 요구하는 방식도 상이하다. 그러나 논제 바깥의, 시험과 채점이라는 전장을 넘어서, 주어진 텍스트의 미로의 건너편에서 대학이 묻고 있는 질문은 의외로 단순하고 또한 절실한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무엇을 고민하며 살아가야 하는가?” 논제는 제시문 독해의 황금열쇠 얼마 전, 교육부의 논술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의 공통된 예측 가운데 하나는 제시문의 난이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아울러 문학텍스트의 비중을 강화하고 그림과 도표를 제시문에 삽입하여 장르별 문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고전 텍스트의 활용을 강화하여 시공간적 장벽을 두텁게 둘러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논술출제의 경향성은 사실상 주요대학을 중심으로 논술가이드라인 발표 이전부터 시행되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오히려 수시2학기를 기점으로 각 대학별로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수험자의 텍스트 해석권에 제한을 가하고 주어진 가이드라인에 따른 충실한 답안작성을 요구하는 경향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하는 것이 옳다. 결국 앞으로의 논술시험에서 대학이 요구하는 것은 독창적인 내용과 사고의 표현력 이전에 수험생이 주어진 논제와 가이드라인을 지키고 있느냐가 일차적인 선결요건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논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 없이 성급하게 텍스트 읽기나 답안작성에 들어가는 것은 금물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논제와 관련한 자신의 생각이나 배경지식에 대한 정리없이 텍스트 독해를 시작하다 보면 텍스트에 대한 자신의 주관적 인상에 영향을 받아 자칫 논제를 이탈할 우려마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논술실력을 향상시키고 나아가 논술시험에서 우수한 답변을 작성하기 위해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능력은 논제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의 대표적인 사례로 2005년도 이화여대 정시 논술 문제를 들 수 있다. (가), (나), (다)는 환상, 신화, 축제와 같은 비일상적인 것들의 의미를 기술하고 있다. 제시문 (라)에 대한 찬반의 입장을 정하여 현대 사회 안에서 비일상성이나 비현실성이 지니는 기능을 논하시오. (제시문 내용 생략)
물론, 각 대학별로 문제유형 및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시켜서 논할 수는 없겠지만 이 문제의 경우 논제인 <현대 사회 안에서 비일상성이나 비현실성이 지니는 기능>을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각각의 텍스트에 대한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수험자의 입장에서는 숨어있는 논제를 찾아야 하는 불필요한 수고를 할 필요는 없으며 주어진 텍스트를 성급하게 읽기 전에 미리 제시된 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배경지식들을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논술시험에서 제시되는 논제는 주어진 텍스트를 이해하고 각 텍스트들의 연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황금열쇠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논제에 대한 사전분석이나 이해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텍스트 독해는 설사 개별 텍스트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출제의도 및 논점과의 연결고리를 상실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수험생들은 어떠한 경우에도 논제에 대한 목적의식적인 독해의 끈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위에서 제시한 이화여대 2005 정시문제의 경우, 비일상성과 비현실성에 대한 종합적 담론이나 균형적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환상, 신화, 축제와 같은 개별 텍스트의 소재중심주의에 빠져 논제가 요구하는 보다 깊이 있는 문제의식으로까지 발전하지 못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는 현대사회의 비일상성과 비현실성에 대한 사고의 부족이 일차적인 원인이라기보다는 논제에 대한 사전분석 및 논제를 중심으로 한 목적의식적인 독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수험생들은 논술시험 이전에 현대사회의 쟁점들에 대한 다양한 독서체험과 배경지식의 습득이 필요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배경지식과 경험들을 자신만의 답변으로 작성하기 위해서는 평소부터 제시된 논제를 분석하고 곱씹어보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숨어있는 논제 찾기와 요약의 힘 논술시험에서 이른바 맥락 찾기라는 단어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지만 여기서는 주어진 텍스트(제시문)와 텍스트 사이의 관계설정 및 새로운 의미를 발생시킨다는 측면으로 한정하기로 한다. 숨어있는 논제 찾기 유형은 논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수험생 스스로 찾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유형에 대처하는 방법은 주어진 텍스트를 철저히 독해하고 핵심내용 위주로 요약을 한 다음 공통된 주제와 맥락을 찾아내는 것이다. 논제를 주지 않고 제시문간의 관계설정 및 수험생 나름의 입장제시를 요구하는 문제의 대표적인 유형은 고려대학교 문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005년도 고려대학교 정시 논술문제를 살펴보자. <논제> 다음 네 개의 제시문에 공통되는 주제를 말하고 제시문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시오. 그리고 그 주제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시오. 앞에서 본 이화여대의 경우와는 달리 명확한 논제제시가 없는 상태에서 제시문들 사이의 관계를 밝히고 자신의 생각을 논술하라는 가이드라인만을 간단히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제시문 독해를 통해서 공통되는 주제와 맥락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과 맞닥뜨려야 한다. 그러나 고려대학교 시험문제의 경우, 기초적인 독해실력만 있으면 공통되는 주제를 찾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기 때문에(2005년도 : 크기, 2006년도 수시 1학기 : 커뮤니케이션) 오히려 제시문간의 관계분석 및 공통주제에 대한 비판적 독해와 의견개진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러한 숨어있는 논제 찾기와 관련해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1999년도 연세대학교 인문계열 논술 문제를 들 수 있다. <논제> 다음 세 이야기 속의 주인공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역할의 특징을 분석하고, 그 사회적 기능과 의미를 다양한 측면에서 1800자 안팎으로 논술 하시오. 이른바 <희생양> 문제로 불리는 이 문제는 심청전의 팔려가는 장면과 플루타르크 영웅전의 패각추방, 모파상의 소설 비계덩어리 중에서 매춘부와 프러시아 장교의 강요된 동침을 텍스트로 제시하면서 각 주인공들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역할을 논술하라고 요구하였다. 당시 수험생들은 심청전이라는 텍스트가 주는 권위에 눌렸던 탓인지 세 가지 텍스트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희생양이라는 특성을 찾지 못하고 ‘고귀한 희생’ 또는 ‘희생’으로 논술한 수가 훨씬 더 많았다. 결국 ‘논제이탈’이라기보다는 논제 자체를 잘못 찾은 경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원전이 주는 권위에 주눅 들지 말고 제시된 텍스트만을 철저히 독해하고 요약해보는 훈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사실 1999년도 연세대 문제의 경우 세 가지 텍스트만 차분히 요약하고 그 공통점을 유추해보았다면 희생양이라는 특성을 찾기는 그다지 어렵지 않은 문제였다. 흔히 논술실력 향상의 방법으로 다양한 독서경험을 들고 있지만 목적의식 없는 막연한 독해는 글감소재의 풍부화에는 기여할지 몰라도 논제연결과 맥락 찾기 능력의 향상에 직접적인 기여를 하지는 못한다. 아울러 최근 대학의 논술출제 경향 중 요약형 문제의 출제빈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요약하기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 요약하기는 ‘글쓰기’라기보다는 오히려 ‘읽기’ 훈련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수험생들은 요약하기 훈련을 통해 논제의 연결고리와 제시문 간의 맥락찾기 연습을 계속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숨어 있는 논제찾기 유형의 문제에서 가장 강력한 방법이 요약하기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추상적 논제에 대처하기 그러나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숨어 있는 논제를 찾고 주어진 논제를 분석하고 텍스트를 철저히 독해한다고 하더라도 이른바 추상적 논제를 접하면 막상 쓸 것이 없어서 당황한다는 점에 있다. 이런 학생들의 경우 흔히 서론에서 특별한 문제의식을 보여주지 못하고 본론 또한 단순한 제시문의 요약이나 나열형 서술로만 그치게 되며 결론 또한 평범한 윤리의식으로 마무리하고 마는 전형적인 특성을 보여주게 된다. 논술실력 향상 및 고득점 획득의 관건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창적 사고와 표현력은 결국 추상적 논제에 대처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사건들을 보다 깊이 있게, 비판적으로, 철학적으로 분석해낼 수 있는 능력과 직결된다. 추상적 논제를 제시하고 장문의 글쓰기 능력을 요구하고 있는 2005년도 서울대 정시 문제를 살펴보자.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인식에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를 논술하시오. (±2,500자) 1. [제시문 1]에 드러나 있는 사물의 인식 방법에 대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이에 근거하여 [제시문 2]의 내용을 논할 것. 2. 다음 문장들을 논술에 활용하되, 그 가운데 한 문장을 반드시 직접 인용할 것.(지면관계상 제시문장 ①~⑤는 생략) 물론 이 문제는 철학의 고유한 주제라고 할 수 있는 ‘인식론’과 ‘존재론’중 인식론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바 있듯이 대학이 순수한 학문적 입장에서 논술시험을 출제하는 경우는 없다고 봤을 때, 이 문제는 ‘근대성과 이성’이라는 현대문명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수험생들의 견해와 태도를 묻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포스트모던 사상의 대두 이후, 본격적인 도마에 오른 ‘이성’의 능력에 대하여 우리는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고 또 신뢰해야만 하는가? 라는 동시대적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추상적인 논제에 대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철학적 사고의 훈련이다. 하지만 철학적 사고는 어떻게 배양될 수 있는가? 철학적 사고의 훈련을 한다고 해서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시작해서 현대의 분석철학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철학사상을 훑을 수도 없고 또 그럴 필요도 없다. 논술시험에서 요구하는 철학적 사고란 철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본소양을 묻는 것이지 철학 자체를 묻고자 함은 아니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일상의 사소한 의미에 대한 철학적 사고의 훈련과 동시대적 문제의식이 담긴 ‘지금 이 순간!’의 철학적 흐름을 검토하는 것으로 족하다. 사실, 2005년도 주요 4개 대학의 문제를 살펴보면 이성, 욕망, 상대적 가치라는 현재적 의미의 철학적 쟁점이 고스란히 출제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기조는 논술가이드라인 발표 이후의 변별력 강화를 위한 난이도의 상향조정이라는 대학의 움직임을 감안할 때 앞으로도 계속 유지,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추상적 논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수험생들은 단순지식의 암기보다는 이를 비판적이고 다양한 각도에서 조망해볼 수 있는 철학적 훈련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연세대학교의 경우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에 대한 철학적 의미를 묻고 있는 경향(2003년 이미지, 2004년 웃음 2005년 노인과 욕망)이 강화될 것이 확실한 만큼 거창한 철학적 담론의 습득보다는 사소한 것들이 지니는 의미와 맥락을 찾아내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또한 이러한 훈련은 적절한 일상의 사례를 철학적으로 제시하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논술시험에서 창의적인 점수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논술에서 요구하는 철학은 분명, 건널 수 없는 망망대해가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개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개울을 건너기만 한다면 설령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는 생소한 분야의 문제를 만나더라도 응용력을 가지고 대처할 수 있다. 논제와 맥락 찾기에 대한 최종적인 결론은 이렇다. 1. ‘지금 이 순간!’이라는 문제의식을 가질 것 2. 텍스트 독해 이전에 논제의 의미를 충분히 파악할 것 3. 텍스트 요약을 통해서 맥락을 찾아낼 것 4. 당대의 철학적 쟁점에 대한 습득과 사소한 일상이 갖는 철학적 의미를 찾아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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