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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11 21:06 수정 : 2006.01.17 16:32

조동기 / 조동기국어논술전문학원 원장, 강남구청 수능 인터넷방송 대표강사, 저서 : <미래로 언어영역>, <조동기 언어논리> 시리즈 등

꼼짝마 논술

논구술 어떻게 쓰고 답할 것인가 - <3> 개요짜기와 서론쓰기

개요짜기는 문장으로

수험생들이 논술문을 쓸 때 가장 어려워하고 또 난처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개요짜기다. 개요를 짜지 않고서는 좋은 글을 쓰기가 어렵다는 점은 누구나 잘 알고 있지만 불행히도 ‘개요 따로, 글쓰기 따로’의 형식적인 개요짜기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실전 논술은 시간적 제약에 따른 심리적 부담감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형식적 개요짜기의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형식적인 개요짜기 때문에 금쪽같은 시간만 낭비하고 정작 글을 쓰는 시간만 손해를 보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아직까지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개요짜기의 방식을 익히지 못한 수험생들은 지나친 분류법식 개요짜기 방식을 버리고 단순한 문장만으로 구성된 개요짜기를 실천해볼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서론(1) - 본론(3) - 결론(1)의 다섯 단락으로 구성된 글을 쓸 경우, 각 단락의 주제문으로 구성된 다섯 문장의 개요를 미리 써두는 것이다. 이러한 문장식 개요짜기는 실전에서 개요를 짜면서 작성해 둔 문장을 곧바로 본문에 옮겨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개요짜기에서 작성했던 주제문을 글을 쓰면서 변형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장식 개요짜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주제문을 확실하게 쓸 수 있는 능력이다. 따라서 두괄식 단락쓰기와 문장식 개요짜기는 밀접한 연관이 있다. 두괄식 단락쓰기의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레 주제문을 쓸 수 있는 실력이 향상되고 이러한 주제문만으로 구성된 개요를 가지고도 완성된 한 편의 논술문을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다. 만약 주제문만으로 구성된 개요짜기만으로 부족함을 느낀다면 메모나 노트방식을 이용하여 각각의 주제문과 관련된 아이디어와 글감의 소재들을 간략하게 적어두는 것으로 충분하다. 주제문과 관련된 아이디어나 기억주머니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 전략을 일부 변경한 다음의 기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 주제문과 정의
주제문에 포함된 핵심어의 개념에 대한 노트

■ 상위개념과 하위개념
핵심어의 상위개념 또는 하위개념에 대한 노트

■ 원인과 결과
주제문의 도출배경과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노트


■ 비교와 대조
주제문과 상반되거나 유사한 것들에 대한 노트

■ 근거와 사례
주제문을 뒷받침할 수 있는 시사적 이슈, 독서경험, 영화체험, 인용문등에 대한 노트

<개요짜기 사례>
☞ 속도와 현대인의 행복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시오.
서론 ; 참된 인간적 가치와 행복의 추구는 느림의 문화를 회복하는데 있다.
정의 ; 행복 - 삶의 만족을 느끼고 결핍을 느끼지 않는 상태
느림의 문화 - 목적지향적이지 않고 과정중시
속도에 구애받지 않는 삶의 형태
사례 ; 밀란의 쿤데라의 <느림>, 슬로우 라이프

본론1 ; 속도중심의 현대문명은 인간적 가치를 파괴한다.
이유 ; 결과와 기록 중심의 속도추구는 기계적인 사고관에 기인.
결과 ; 복합적인 요소로 이루어진 인간성을 획일화된 평가주의로 환원시킬 우려.

본론2 ; 경쟁적으로 속도에 집착하는 현대의 세태는 많은 폐단과 문제점을 낳고 있다.
사례 ; 고속도로의 교통체증
시공기간을 단축하려다 야기되는 부실건축
패스트푸드와 건강

본론3 ; 느림의 문화란 가치관, 사고관, 삶의 방식을 더 깊이 있게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주 며 이를 통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결과 ; 타인과도 경쟁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간다는 공존의식
주변을 돌아보고 여유를 갖고 생각할 수 있음.
승자와 패자라는 이분법적 사고의 탈피
결론 ; 느림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고관에서 탈피하고 효율성의 잣대로 행복을 추구하지 말아야 한다.
인용 ; ‘행복은 자전거를 타고 온다’(일리치)

서론쓰기의 근본원리

아마도 수험생들이 논술문의 첫 단어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단어는 ‘현대사회’일 것이다. 실제로 정보화나 대중문화와 같은 오늘날의 문제를 묻는 논술문의 경우, 상당수의 학생이 ‘현대사회’라는 단어로 첫머리를 장식하였다. 또한 ‘요즘’이나 ‘최근’과 같은 평이한 단어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사례도 많이 있다. 물론 누구나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나 ‘요즘’, ‘최근’과 같이 대다수의 학생들이 사용하는 단어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것은 글의 신선도를 떨어뜨리고 일반적 수준의 논술문이라는 인상을 주기 쉬운 것도 사실이다.

<요즘으로 시작하는 사례 : 학생글>

요즘 우리 사회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수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통신과 교통을 발전시킬 뿐만 아니라,복잡한 일상의 일들을 신속하게 해결해주기도 한다. 교통과 통신의 발달에 따라 지역간, 국가간의 심리적, 공간적 거리가 좁혀지고 전 세계가 하나의 공동체로 통합되어가는, 이른바 ‘세계화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현대사회로 시작하는 사례 : 학생글>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은 매일매일 대중 매체를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현상과 발명품 등을 보게 된다. 하지만, 첨단 과학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과학기술발전의 덕택으로 행복한 것은 아니다.

“서론만 쓰면 논술문은 다 쓴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서론은 전체 글의 인상을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상 깊은 서론은 독자의 입장에서는 전체 글의 이미지를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작성자의 입장에서도 본론과 결론을 쓰는데 훌륭한 안내자의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이러한 서론의 중압감 때문에 많은 수험생들이 서론쓰기를 주저하는 것도 사실이다.

단락쓰기와 마찬가지로 많은 글쓰기 교재들은 ‘개념정의형’, ‘문제제기형’, ‘인용형’, ‘사건일화형’, ‘시사제시형’등과 같은 다양한 서론의 유형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바 있듯이 이러한 뷔페식 나열은 단기간에 글쓰기를 완성해야 할 수험생들에게 길라잡이의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많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수험생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글의 임팩트도 강한 두 가지 방법만을 소개하고자 한다.

진보적 사유라는 포괄적 의미에서 계몽은 예로부터 인간에게서 공포를 몰아내고 인간을 주인으로 세운다는 목표를 추구해왔다. 그러나 완전히 계몽된 지구에는 재앙만이 승리를 구가하고 있다. - 아도르노 &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 중에서

☞ 성좌적 글쓰기로 유명한 독일의 철학자 아도르노의 <계몽의 변증법>의 서문이다. 첫째 문장에서 계몽의 의의를 설명하고 있으나 다음 문장에서 이를 전면적으로 부인하는 주제문을 등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A but B 유형의 서론은 독자의 주의환기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는 점에서 매우 좋은 방법이다. 아울러 자신의 주장과는 반대되는 글로 시작함으로써 첫 문장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주제문을 서론에 명백하게 포함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필요에 따라서는 A는 여러 문장으로 구성될 수도 있으나 가급적 한 문장이나 두 문장으로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S)서울시의 대기오염 정도가 전년대비 20%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C)환경오염의 수준이 심각함을 넘어서 구체적인 삶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음을 수치가 증명하고 있다. (Q)정부와 환경단체의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환경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국민의 인식과 행동 사이에 상당한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 SCQ 유형은 상황(Situation) → 전개(Complication) → 문제제기(Question)의 3단계로 구성되는 글이다. 이를 쉽게 풀이하면 첫 문장에는 배경음악을 틀어주고 두 번째 문장에서는 배경음악에 대한 부연설명을 하고 세 번째 문장에서 배경음악으로 대표되는 문제를 제기하며 전체 논술문의 방향을 알리는 방법이다. 일반적 유형의 분류인 ‘시사제시형’, ‘인용형’‘사건일화형’ 서론들은 모두 SCQ 유형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SCQ 유형은 세 문장으로 핵심적인 문제제기 및 주제문이 등장시킬 수 있기 때문에 독자의 관심을 쉽게 유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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