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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엽적 나무 대신 거시적 숲을 보고 의도 파악해 자신의 입장 써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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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논구술·입시정보 특집 ‘꼼짝마 논술’
나혜영 교사의 시사 맥짚기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묻습니다. 관심을 가져야 할 최근의 시사적인 이슈들에 어떤 것들이 있느냐구요, 그리고 도대체 그 시사적인 사건 혹은 현상을 어디까지 어떻게 알아두어야 하느냐구요. 선생님들은 신문을 보라고 하지만 신문의 그 많은 내용 중 어느 것을 선택해서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너무나 막막하다고도 합니다. 이 시간에는 그와 같은 여러분의 궁금증을 풀어드리겠습니다. 구체적인 학습 방법과 더불어 관심을 가질만한 사건 혹은 현상들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최근의 시사적인 이슈라고 하면 시험을 보는 그 해에 일어난 사건 혹은 이슈가 되었던 현상으로 한정시키십시오. 지난 시간에도 말했듯이 시사라는 개념 자체는 매우 모호합니다. 그래서 언제부터라고 한정하기 어렵습니다. 때문에 여러분 스스로 학습할 내용을 선택할 때 ‘개념의 조작적 정의’를 하는 겁니다. 2006학년도 입시를 앞둔 학생이라면 2005년도가 시기가 되겠지요. 시의성이 있는 주제들은 생명력을 갖고 있어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때가 있는가 하면 어느 순간 조용히 사라지는 것도 있습니다.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있지만, 잠시 몸을 숨기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 시사라고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등장하는 주제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시사적인 이슈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첫째, 과거부터 꾸준히 쟁점이 되고 있지만, 어떤 계기가 없어서 내재되어 있다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라 쟁점화 되는 것들입니다. 이 경우에는 헌법소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판결이나 의회의 가결 혹은 부결 등과 같은 어떤 결론이 나오면 다시 잠깐 수그러듭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반론이 제기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경우에도 한시적입니다. 안락사나 사형제, 간통죄 존폐론 등이 이와 같은 이슈에 해당됩니다. 따라서 만약에 현재 이와 같은 이슈를 끌어낼 만한 사건(법률안 상정이나 사형 집행 등)이 있었다면 이와 같은 고전적인 주제들도 시사 문제라고 생각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추상적 쟁점에는 구체적으로 접근해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본 영화라든지, 소설 등을 사례로 제시하면서 자신과 다른 의견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이성적, 감성적으로 설득한다는 기분으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과거에는 없었던 쟁점 혹은 현상인데, 새롭게 등장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현재의 시사적인 이슈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이와 같은 쟁점 혹은 현상이 될 수 있습니다. 살펴볼까요?
최근의 사회적 이슈
◎ 청계천 복원 사업이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효과에 대해서 논하시오.
◎ 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
◎ 유비쿼터스란 무슨 의미이며, 이로 인해 사회 전반에 나타날 변동 양상에 대해 논하시오.
◎ 행정도시특별법 위헌 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이 판결 내용에 대해 논하시오.
◎ 맞춤형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를 두고 공방이 뜨겁다. 연구자에게 필요한 윤리에 대해서 논하시오.
◎ 핀란드에서 최근 부유세를 폐지했다. 우리나라에 부유세 제도가 도입된다면 이것이 초래할 경제적 영향에 대해 논하시오.
◎ 대한항공 노조에서 파업을 하자 정부에서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긴급조정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
◎ 불법 도청 자료를 통해 역시 불법적인 정치 자금 수수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를 증거로 수사를 하는 것은 타당한지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
◎ 호주에서 백인들과 이슬람계 사이에 폭력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호주의 인종주의가 부활되는 것이라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보시오.
텔레비전 뉴스나 신문과 별로 친하지 않은 학생들은 이와 같은 문제가 나오면 매우 당황할 겁니다. 왜냐하면 교과서에서 따로 배운 적도 없고, 또 생각해 본 적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걸로 어떻게 1200자 정도로 써 내려 갈 수 있을 지, 혹은 주어진 시간 동안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해서 내 주장을 펼 수 있을지 걱정됩니다. 하지만 이런 걱정은 접어두고 조금 넓게 생각하십시오. 이미 문제가 주어진 상황에서는 그런 걱정을 해 봐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끌어내서 효율적으로 재구성하여 이 주제에 접근해서 논지를 펼까만을 생각하면 됩니다. 이 때 주의할 점은 거시적으로 접근하라는 것입니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소재는 매우 지엽적이고 구체적입니다. 그러나 접근은 전체적으로 추상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구조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럼 주어진 예시 문제를 갖고 하나하나 접근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청계천 복원 사업이 경제적으로 가져올 수 있는 효과는 과연 얼마일까? 그것을 여러분이 구체적인 값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당장 경제학 교수를 해도 부족하지 않을 겁니다. 그걸 여러분에게 요구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환경이 자유재에서 경제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환경이 문화가 되어 상품이 될 수 있다는 것 등만 이해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면 됩니다. 환경오염 심각해지면 자유재도 경제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은 대부분 알고 있을 겁니다. 자유재인 물이 경제재가 되어서 매매되고 있는 것처럼... 청계천 복원은 도시의 환경을 쾌적하게 해 줌으로써 그 지역 주민들뿐만 아니라 서울 시민들에게 찾고 싶은 지역이 되었고, 이는 지역의 경제 발전 - 이 부분에서는 여러분이 생각할 수 있는 구체적인 내용을 써도 좋습니다. 상가나 아파트 등의 지가 상승, 많은 유동 인구의 유입으로 인한 상권 활성화 등 - 뿐만 아니라 환경에 대한 가치를 확산시켜 친환경적 개발이 지역 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개발로 인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음을 설명하면 됩니다. 물론 이와 같은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복원 못지 않은 노력으로 쾌적한 환경 보호, 유지가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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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사회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 성장 중심론과 분배 중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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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학교법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해 보시오’라는 문제 역시 사립학교법 개정안의 내용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그 법 개정이 지향하는 가치, 방향이 중요한 것입니다. 때문에 개방형 이사제니 뭐니 신문이나 방송에서는 떠들어대지만 그와 같은 내용이 핵심은 아닙니다. 본질적인 쟁점은 ‘사립학교는 공유물인가, 사유물인가? 사립학교에서의 사유재산권 행사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사립학교법 개정의 내용이 사학 재단의 권한을 축소시키는 것이라는 정도는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찬성이다, 반대다 일단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후 논지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많이 사용되는 신조어에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개념을 모르면 문제 하나를 완전히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논술 문제의 경우에는 제시문이 대부분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낫습니다. 그러나 구술 문제에서는 제시문 없이 시사적인 용어 자체를 묻는 문제가 출제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대 사회의 변동 양상을 표현해 주는 신조어들은 좀 관심을 갖고 의미를 파악해 두어야 합니다. 그래서 논술에서도 적절하게 사용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정보화 사회를 설명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개념이
‘유비쿼터스’입니다. 유비쿼터스란 사용자가 네트워크나 컴퓨터를 의식하지 않고 장소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정보통신 환경을 일컫는 말입니다. 물이나 공기처럼 시공을 초월해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뜻의 라틴어라고 하는데요, 이와 같은 정보 통신 기술의 변화가 가져올 수 있는 영향 역시 스스로 추론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정보화 사회의 특징을 중심으로 논지를 전개하면 됩니다. 참고로 정보화 사회의 낙관론과 비관론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행정도시특별법 위헌 소송에 대해 각하 결정이 내려졌다. 이 판결 내용에 대해 논하시오.’ 라는 문제는 만약에 출제된다고 해도 판결 내용의 제시문이 나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편하게 다가오지는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법률 용어인 ‘각하’와 같은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내용을 근거로 해서 행정도시 특별법도 위헌 아니냐는 소송이 있었는데, 여기에서는 각하, 즉 원고 측에서 소송을 아예 종료시켜 버렸지요. 이에 따라 행정수도 이전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 재판소의 판결 내용에도 불구하고 행정도시 이전 작업이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만약에 문제가 법적인 정당성 여부를 묻는 것이라면 행정수도 이전이냐 행정도시 건설이냐의 차이를 분명히 구분하고, 행정수도 이전이 위헌이라는 헌법 재판소의 관습헌법 판결 내용이 들어가야 합니다. 판결의 정당성을 묻는 문제에서 행정도시 건설이 가져올 긍정적 효과와 부정적 효과를 설명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는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성격을 파악하고 그에 초점을 맞춰서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요즘 전국민의 관심사는
줄기세포에 쏠려 있을 겁니다. 하지만 학생들이 줄기 세포의 진위 여부를 가릴 수는 없겠죠? 이 소재를 통해 - 자연 과학쪽이라면 다르겠지만요 -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과학자의 윤리 의식입니다. 배아복제 윤리에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이 다루었고, 또 여러분들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입장 정리가 되어 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과학자의 윤리 의식입니다. 연구자가 지향해야 할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연구 과정과 절차에서 지켜야 할 원칙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건에 적용해서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연구의 목적은 인간주의를 지향해야 하고, 연구의 결과 역시 그것을 위해 활용되어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연구자의 올바른 가치가 개입되어 마땅합니다. 그러나 엄정한 가치중립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검증에 의해서 결론을 도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연구자의 가치가 개입되어 자료가 조작, 왜곡되었다면 이는 연구자의 주관이 개입되었기 때문에 정확한 연구 결과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쟁점이 되는 부분은 이 부분인 거 같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여러분은 교과서적인 지식이지만 적용해서 분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음 시사적인 소재를 한 번 볼까요? 바로
부유세 논쟁입니다. 우리나라에도 대선 시기에 민주노동당 후보가 부유세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한 동안 부유세에 대한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러다 선거가 끝난 후 조용히 사라졌는데요, 최근 핀란드에서 부유세를 폐지했다는 뉴스가 등장했습니다. 물론 그 기사에서는 부유세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경제 정책을 얘기하고 싶어했지요. 여러분은 그 ‘의도’를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나라에 부유세 제도가 도입된다면 이것이 초래할 경제적 영향에 대해 논하시오.’라는 문제가 출제되었다고 해 봅시다. 그러면 여러분은 부유세를 먼저 생각할 겁니다. 그리고 부유세에 대한 개념 정의부터 먼저 하려고 들 겁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 부유세는 하나의 소재일 뿐입니다. 따라서 부유세 그 자체에 관심을 갖기 보다는 성장과 분배 중 무엇을 우리나라 경제 현실에서 우선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초점을 맞추고 부유세는 거기에서 적절히 활용하면 됩니다. 부유세를 통해 얘기하고 싶은 ‘의도’는 바로 성장이냐 분배냐 하는 것이니까요. 참고로 부유세란 말 그대로 개인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의 정도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으로 소득세를 보완하는 기능을 합니다. 근로소득보다 재산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면 소득재분배 효과가 높기 때문에 분배 중심 경제 정책을 펴는 국가에서는 부유세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로 의욕 저하 등 성장의 걸림돌이 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그럼 최근의 또 다른 이슈 하나 더 생각해 볼까요? ‘대한항공 노조에서 파업을 하자 정부에서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라는 문제가 주어지면 아마 여러분은 ‘긴급조정권’이라는 개념 때문에 당황할 것입니다. 물론 핵심 개념은 ‘긴급조정권’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서의 핵심은 그 긴급조정권의 의미가 아니라 그와 같은 원리로 문제를 해결한 방식입니다. 따라서 ‘긴급조정권’의 개념을 명확히 개념 정의 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지, 긴급조정권이란 노사 당사자가 아니라 정부에서 개입하여 노사 분규를 해결하는데 사용한 강제권이라는 것만 알면 됩니다. 여기에서의 쟁점은 노사 분규에 정부가 개입하여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점입니다. 긴급조정권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해서, 핵심은 놓친 채 ‘긴급조정권이란 노동쟁의가 공익사업에서 일어나거나 그 규모와 성질이 중대하여 국가경제를 해치고,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실시되는 것입니다. 긴급조정을 하고자 할 때 노동부장관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그리고 긴급조정을 결정하면, 지체 없이 그 이유를 붙여 공표함과 동시에 중앙노동위원회와 관계 당사자에게 통고해야 합니다.’라고 백과사전 내용을 줄줄이 암기한 것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까요? 차라리 ‘합법적인 파업을 강제로 중단시키는 것은 정부가 노사 자율교섭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정부의 개입에 의한 노사 분규 해결은 노동권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라고 답변하거나 혹은 ‘대한항공 노조의 파업은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큽니다. 수출 물량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민 경제를 생각해서 정부에서 파업을 강제로 중단시킨 조치는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로 답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 과거 안기부의
불법 도청 사건 역시 지금까지도 이래 저래 많은 논란꺼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불법 정치 자금을 제공한 기업을 처벌해라, 과거의 정권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 등등... 여기에서도 역시 몇 가지 쟁점으로 요약해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불법으로 취득한 자료를 법적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는가? 불법 도청 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하는 것이 정당한가? 정치적인 책임을 누가 어디까지 지는 것이 타당한가? 하는 점입니다. 이미 어느 정도 사법 처리도 끝나고 또 정리가 되었지만, 여전히 수사를 촉구하는 사설들이 올라오기도 하고, 정치적 책임에 대한 의혹이 대두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여러분의 생각을 - 언론에서 혹은 여론에서 어떻게 정리가 되었든지 간에 - 나름대로 정리해서 개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역시 법이념이나 법 원리를 바탕으로 이끌어나가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단지 여론이나 언론의 태도만으로 의견을 개진하는데는 자칫 감정적으로 편향되어 논리적인 흐름을 펴는데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제 사회에서 최근 우경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도 관심 있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랑스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더니 이번에는 호주에서 백인들과 이슬람계 청년들 사이에 폭력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호주의 인종주의가 부활되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호주는 여러분도 알다시피 오랫동안 인종주의 정책을 유지해 온 나라입니다. 그러나 최근에 많은 이민자들을 받아들이면서 인종주의가 약화되었다고 인식되었는데, 소수로 시작된 인종 간의 폭력이 집단적인 사태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왜 생기는 것일까? 여러분이 접근하는데는 그 폭력 사태의 계기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세계화 속에서 찾아야 합니다. 세계화가 민족국가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다는 주장도 없진 않지만, 오히려 세계화가 민족의식을 강화시키며 민족 간의 갈등과 대립을 야기하는 측면도 분명히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는 짝이 아주 잘 맞는 이념이거든요. 여러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는 민족 간의 갈등으로, 호주나 미국처럼 민족적 정체성이 모호한 경우에는 우경화 현상이 인종주의로 많이 나타납니다. 이처럼 특정 민족이나 인종을 중심으로 한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을 세계화의 원리와 연결해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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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영/서울 예일여고 교사, 2006 수능 검토위원, 서울시교육청 모의고사 출제위원, 교육방송 수능특강 강사, 저서:〈투탑 고등사회〉, 〈논구술대비 시사자료집〉, 〈수능 크로키 사회 문화〉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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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제시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소재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소재를 선택하는 것에도 ‘가치’가 개입되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출제자의 ‘의도’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그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과학 계열에서는 대부분 그 의도가 ‘구조적인 관점’으로 분석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엽적인 사건 혹은 쟁점들이 문제로 제시되었을 때, 그 사례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 사례에 대한 설명을 백과 사전식으로 나열하는 것보다는 짧게라도 그에 대한 자신의 입장이나 가치관, 분석하는 관점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상에 대해 거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를 쉽게 인식하는데도, 또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물론 사회현상은 결코 단순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의 답변은 명료한 것이 좋습니다. 복잡한 사회 현상을 명료하게 정리해 나가는 것이 어쩌면 학문인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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