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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책임진 디자이너들과 나눈 ‘트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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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도대체 누구야?
롯데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을 책임진 디자이너들과 나눈 ‘트리 이야기’ 한국의 크리스마스가 시작되는 곳은 백화점이다. 미국이나 유럽 사람들처럼 뻑적지근하게 파티와 선물을 준비하면서 크리스마스를 맞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넘어가기는 아까운 ‘반’(半)명절 크리스마스. 11월부터 부지런히 반짝거리는 백화점의 화려한 조명과 아늑한 크리스마스 장식은 행인들의 건조한 발걸음에 달콤한 설렘과 가벼운 흥분을 불어넣는다. 또한 한 해의 막바지에 펼쳐지는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은 유행의 첨단에 선 백화점 ‘꾸미기’ 경쟁의 최종 승부처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롯데백화점의 2007년 크리스마스 장식을 책임진 시즌 브이엠(비주얼 머천다이징) 기획팀의 디자이너 4명(주우식·황지현·정보람·공효영)에게 백화점 크리스마스 장식의 모든 것을 물어봤다. 4월부터 기획회의, 한여름에 가장 바빠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의 기획에서 완성까지 얼마나 걸리나? =보통 4월쯤 되면 크리스마스 장식의 방향을 잡는 회의가 시작된다. 내부 프레젠테이션 등을 거쳐 콘셉트가 확정되면 6월부터 본격적인 디자인을 시작한다. 8월부터는 도면을 그리고 샘플 작업을 한다. 예를 들어 외부 조명 장식만 해도 500분의 1 정도로 미니어처를 만들어본다. 기본이 되는 패턴에서 재질, 조명의 색까지 구체적인 것들을 결정하는 이 작업을 할 때가 가장 바쁘다. 크리스마스 시즌의 정반대인 한여름이 가장 힘든 시기인 셈이다. 그 다음 시공업체가 정해지면 10월 한달 동안 만들고 실제 장식하는 작업을 한다. -크리스마스 장식의 콘셉트를 잡을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크리스마스의 전통적인 정서와 현대적인 트렌드의 균형을 잘 맞추는 것이다. 크리스마스 특유의 포근한 느낌을 잃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고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 또 경쟁이 치열한 만큼 다른 백화점들과의 차별화도 중요하다. 롯데는 신세계나 현대에 비해 젊고 대중적인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이런 이미지를 크리스마스 장식에도 반영한다. 올해의 콘셉트가 놀라움·재미이고 신체와 트리를 접목한 인체트리도 백화점 이미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반면 유럽식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신세계 본점 외벽은 프랑스 리옹 성당 주변의 겨울 풍경을 표현했다.) -대형 건물 크리스마스 장식에도 유행이 있나? =유행까지는 아니지만 2003년까지만 해도 대형 소나무 등을 이용한 전통적인 트리 장식이 일반적이었는데 2004년부터는 조명이 크리스마스 장식의 메인 메뉴로 부상하고 디자인적 요소가 강조됐다. 전력소모율이 낮으면서 내구성이 강한 발광 다이오드(LED) 조명이 발전하면서 조명 장식의 다양한 연출이 가능해졌고 색 표현도 훨씬 다양해졌다. 또 요새는 백화점뿐 아니라 대부분의 건물들이 크리스마스 장식을 하기 때문에 그 가운데에서 돋보이고 더 빛나도록 조명 연출을 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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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시즌의 랜드마크가 된 서울 명동의 롯데백화점 본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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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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