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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05 18:52 수정 : 2007.12.05 18:52

가로등 장식조각, 부산역 광장 분수대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알몸의 여인이 북한식 표현으로 불알을 받들어 모시고 있다. 한쪽 다리를 꺾고 온몸을 활처럼 뒤로 잡아당겼다. 과녁은 보는 이의 눈, 관음이다. 참 용감한 도시다. 도시의 대표적 광장에서 이렇게 관능을 전시하다니 …. 홍등가의 등이라 해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수롭잖은 문제일 수 있지만, 이 도시 ‘조각’은 선전선동을 일삼는 도시체제의 헤게모니를 부지불식간에 드러낸다. 우리의 주요 공공장소들을 보자. 거의 예외 없이 ‘바르게 살자’ 같은 휘호비, 살신성인의 위인을 모신 동상, 애향을 강조하는 시비 등을 모둠으로 갖추었다. 그리고 모자상이나 여인상을 덧붙인다. 햇빛에서는 프로파간다, 달빛에서는 포르노로 체제의 지시를 전시한다. 그런 맹목적 전시는, 이 조각의 ‘관음하라’와 이 조각 바로 옆 휘호비의 ‘바르게 살자’를 한꺼번에 선동한다. 찬바람에 사역하는 알몸 여인이 안쓰러운 이유는 따로 있다.

서울시 도시갤러리 추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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