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20 20:11
수정 : 2008.02.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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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1.2×32.1m, 도자타일, 효자동 서울농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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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수화는 예술이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의 본질을 찾아 형태를 만든다. 말할 수 없는 악조건은 꾸밈이나 군더더기를 허용치 않는다. 절박하고 절실한 마음만 허락한다. 수화는 바람에 뼈대만 남긴 해송 같은 ‘존재의 집’이다. 작가 배영환이 서울농학교 학생 180여명과 함께 만든 작품이다. 수화로 차단과 격리의 콘크리트 담벼락을 만남과 소통의 벽으로 전환시켰다. 작가는 뒷짐 지고 최소한의 작업과 참여만 디자인했을 뿐 말 못하는 학생들이 작업의 주인이 되었다. ‘불가능은 없다’, ‘100억, 왕자’, ‘아빠, 엄마! 사랑해요’, ‘누가 뭐라 해도 할 수 있다는 것만큼 보여주고 싶다’, ‘세상을 바꾸고 싶다’ …. 그 말들은 때로 유치하고 때로 의젓하고 귀여운 것이 보통 애들과 똑같다. 언어의 차이일 뿐 차별받아야 할 본질의 차이는 없다. 악조건 속에 피어나 더욱 아름답다. 그리워서 그리는 그림이라 더욱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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