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3.12 18:03
수정 : 2008.03.1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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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 <땅속 예술마당>. 우레탄 페이트, 5×10m,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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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아스팔트 도로가 사람들이 앉아 쉬고 비보이하는 성큰가든으로 바뀌었다. 차를 내친 길의 회복을 두더지도 축하한다. 그들도 무리를 지어 힙합을 켜고 리듬을 꺾는 춤을 춘다. 미대 대학원 학생이 도로에 그린 착시효과 나는 그림이다. 그냥 보면 도로를 얼룩덜룩하게 칠한 것인데, 정해진 시점에서 보면 땅속 놀이마당이 떠오른다. 치기 어린 그림이지만, 도시에 대한 꿈과 비평은 야무지다. 쉬고 놀고 ‘개갤’ 수 있는 도시는 최고 경지의 삶터다. 근대 도시는 놀이와 축제를 지워버렸다. 개미로 베짱이를 내친 것처럼 생산으로 ‘개갬’을 축출했다. 그래서 우리 도시민은 리듬과 색깔, 욕구를 다 잃어버렸다. 죽어서 산다. 놀이는 삶의 의미를 복원하는 근원적인 축제이자 작업이다. 젊은 작가는 답답한 일상의 벽을 뚫는 ‘지금, 여기’의 축제를 작업으로 요구한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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