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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7.30 18:11 수정 : 2008.07.30 18:11

최욱 아트셸터, 철 파이프와 불소 수지, 4×16m, 서울역사박물관 앞

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중국 작가 가오싱젠은 오지 않는 그 무엇을 기다리는 삶을 <버스정류장>으로 그렸다. 요즘 우리 버스는 예전보다 잘 오는 편이다. 잘 오다 보니 늘 오는 것만 기다리고, 오지 않는 것을 기다리지 못하게 되었다.

건축가 최욱은 길 따라 길게 흐르는 버스정류장을 만들었다. 이곳은 경희궁 담이 흐르던 곳. 건축가는 사라져버린 담을 정류장에 새겼다. 한복에서 재단하는 것처럼 사각형에다 길게 흐르는 곡선을 긋고 접어 선 아래를 담, 위를 처마로 만들었다. 담이 낮은 곳은 처마가 길고 담이 높은 곳은 처마가 짧다. 그 길고 짧음의 흔쾌한 밀고 당김이 도시의 리듬을 경쾌하게 변주시킨다.

한복과 한옥의 닮음을 흐르는 곡선에 새긴 것도 흥미롭다. 몸을 담는 옷, 삶을 담는 집의 유장한 곡선미는 우리 전통의 대표적 특성이다.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으로 도시인들의 몸과 삶을 부드럽게 보듬으려는 작가 정신이 고맙다. 버스를 오르내리며 가버린 시간을 오르내리는 시간의 정류장이 고맙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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