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03 18:03
수정 : 2008.09.0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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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산 아래 첫 마을의 ‘동네아트센터’ 길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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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철의 도시디자인 탐험
주로 자전거를 타고 도시를 돈다. 초여름 예쁜 절을 찾아 나섰다. 따가운 햇살과 능력을 초과한 주행거리로 파김치가 되어 절을 들어섰다. 묻지도 말하지도 않았는데 비구니가 냉커피를 타낸다. 감로수다.
절도 그런 마음 그대로다. 절의 실내 쉼터인 지대방이 아예 마당이 되었다. 툇마루형 마당에 어여쁜 찻상과 쉼터, 연지들을 열었다. 동네 사람들과 관악산 자락에 동거하는 뭇 생명들이 무거운 몸과 마음을 내려놓는다. 불사에 현대미술이 참여한 점도 독특하다. 보리수와 불상, 물고기 등을 처소에 맞게 새겼는데, 보리수는 산비탈 싸리나무와 호응하고 부처 보살과 동네 사람들은 ‘불이’다.
믿음은 도시의 중요한 디자인 요소다. 안을 밖에 내주고 낮아서 오히려 높은 디자인은 아름답고 선하다. 함께 가고 더불어 깨우치는 동반·도반은 공공 디자인의 최고 경지다. 공공예술 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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