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2.07 17:33
수정 : 2006.02.07 17:44
유레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 있는 이슬람중앙성회 본관 들머리 위에는 이런 고백문이 써 있다. “하느님 이외에 다른 신은 없습니다. 예언자 무함마드는 그분의 사도입니다.”
무함마드? 우리나라에서는 마호메트라고 익히 쓰고 있는 이슬람 개창조의 이름이다. 국정 교과서에도 그렇게 쓰고 있고, 국어사전들에도 그렇게 써 있다. 대체로 ‘무함마드’ 항목엔 ‘마호메트의 아라비아식 표기’라는 설명이 붙어있다. 이에 비해 브리태니카 백과사전 한글판은 ‘마호메트’ 항목에 ‘Muhammad’라는 영어식 표기를 병기한다.
‘마호메트’는 옛 유럽인들이 자기 식으로 사용하던 표기다. 요즘 영어권에선 ‘Muhammad’로 표기한다. 사전에서 ‘Mahomet’를 찾으면 ‘Muhammad’를 보라고 지시한다. 우리만 편견에 치우친 옛 영어 표기를 고집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야 일부 학자들이 무함마드라고 쓸 뿐이다.
무함마드라고 불러야 할 까닭은 두 가지다. 하나는 아랍어 발음이 그렇기 때문이다. 그들의 발음에는 우리의 [ㅗ]에 해당하는 것이 없다. [ㅏ·ㅣ·ㅜ]가 대부분이다. 코란도 ‘꾸란’이라고 해야 그쪽 발음과 가깝다. 모하메드니 마호메트란 있을 수 없는 말이다. 다른 이도 아니고, 신앙과 현실을 두루 지도하는 이의 이름을 터무니없이 바꿔 부르는 것을 보고 무슬림의 마음이 어떨까. 둘째는 마호메트란 표기엔 유럽인의 적대감이 담겨 있다고 무슬림들이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무슬림은 마호메트가 악마를 뜻하는 스코틀랜드의 옛말 ‘mahound’를 변형해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사실 서구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은 지금도 이슬람을 악의 뿌리로 본다.
무함마드의 원래 명칭은 영어로 ‘예언자 무함마드’(the Prophet Muhammad)다. 고유명사는 있는 그대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전세계 16억 무슬림이 지켜보고 있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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