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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20 19:13 수정 : 2006.04.20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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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독도 도발에 침묵해 오던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20일 비로소 입을 열었다. 사태가 발생한 지 닷새 만이다. 영토나 주권에 관한 문제는 어떤 양보도 있을 수 없다는 요지였다. 앞서 그는 독도 사태를 논의하고자 청와대에서 마련한 지난 18일 저녁 여야 지도자 만찬모임에 나가지 않았다. 여야가 청와대에 모여 갑론을박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 이유였다.

박 대표의 독도 관련 언급은 한-일 정부간 협상에 기대감이 표출되기 시작한 시점에 이뤄졌다. 논란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발언 내용에서도 미묘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정부에 단호한 대처를 주문하고 있을 뿐 일본의 도발 행위를 두고 직접적 비난이나 공격이 생략돼 있다. 지난달 초 일본 자민당의 초청으로 일본을 방문해 독도 문제를 포함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일본의 근본적인 자세 전환을 촉구했던 그로서는 이번 도발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꼈을 법하다. 그러나 박 대표의 발언에서는 분노의 분위기를 찾기 어렵다.

박 대표와는 대조적으로 일본 제1야당인 민주당의 마에하라 세이지 대표는 지난해 12월 중국 방문을 앞두고 중국 위협론을 직설적으로 표명해 푸대접을 받았다. 예상됐던 마에하라 대표의 후진타오 주석 면담은 중국 쪽에서 일방적으로 취소했다. 하지만 일본은 여야가 중국 관계에서 한목소리를 냄으로써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박 대표의 방일과 일본의 독도 도발을 주도한 인물이 차기 총리로 유력시되는 아베 신조 관방장관이며 박 대표가 독도 문제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대목이다. 아베 장관은 박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어쩌면 그렇게 서로 생각이 서로 비슷하냐, 정말 우리는 호흡이 잘 맞는다”고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졌다. 박 대표의 미온적 독도 대응을 보면서 아베 장관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지도 모른다.

장정수 논설위원 jsj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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