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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5.21 21:44 수정 : 2006.05.2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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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4월20일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은 마리엘 항구를 개방하고, 쿠바를 떠나고 싶은 사람은 떠날 수 있다고 선언했다. 미국으로 탈출한 쿠바인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여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미국의 허를 찌른 것이다. 반공주의자로 위장한 범죄자들을 청소하려는 목적도 있었다. 교도소의 범죄자들도 조기출소시켜 미국행을 허락했다. 그해 9월까지 12만5천명의 쿠바인이 어선 등을 타고 플로리다로 향했다.

이들은 출발지인 마리엘 항구의 이름을 따서 마리엘리토스라고 불린다. 그해 마이애미에는 4만5천명이나 정착해 무려 7%의 인구증가율을 보였다. 마리엘리토스는 이민의 경제적 효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좋은 사례가 됐다.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데이비드 카드 교수는 이들이 기존 주민의 일자리를 갉아먹거나 임금을 낮추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는 이민자가 많은 로스앤젤레스와 그렇지 않은 인디애나폴리스를 연구해 두 도시 미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에도 뚜렷한 차이가 없다고 증명했다.

이민 노동력이 들어오면 자본은 이들의 이점인 상대적 저임을 활용하는 새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이렇게 커진 경제는 결국 추가 노동력을 필요로 해 임금에는 변화가 없다는 것이다. 이른바 ‘자본 재조정’ 효과다. 이민 노동력이 기존 일자리를 뺏고 임금을 악화시킨다는 기존 통념은 사실 별로 검증된 바가 없다. 80년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세워진 첨단기술회사의 30%인 3천개는 인도나 중국 출신의 기업인이 세웠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은 최근 미국의 이민규제 강화로 첨단기술 인력을 충원하지 못해 다른 나라들이 이익을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합계출산율 1.08명으로 세계 최저인 한국도 이제 저임 외국 노동력의 소극적 수입에서 나아가 고급 노동력의 적극적 유치와 그 영주를 고려할 때다.

정의길 국제팀장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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