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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1 21:53 수정 : 2006.06.01 2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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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화의 약세가 계속되면서 미국발 세계불황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도 원화의 가파른 절상으로 수출기업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달러 대폭락 시나리오까지 거론한다.

달러 약세의 최대 요인은 물론 미국의 천문학적 무역적자다. 2005년의 무역적자는 7260억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다. 규모뿐만 아니라 적자 분야도 제조업에서 미국이 자부심을 가졌던 첨단산업 및 서비스 분야로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 적자는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하는 한국·일본·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의 미국 재무부 채권 매입으로 메워진다. 미국은 이솝우화의 베짱이처럼 파티를 열고 있는 반면 동아시아 국가들은 개미처럼 죽도록 일만 하는 셈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때 상무부 자문위원을 지낸 클라이드 프레스토위츠는 〈부와 권력의 대이동〉이라는 책에서 달러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세계지배 세력의 교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600년간 지속된 서양지배 질서가 해체되고 아시아의 신흥 강국 중국 및 인도가 역사의 주도세력으로 등장하고 있음을 알리는 지표라는 것이다.

2차대전 이후 달러 몰락은 미국의 전쟁 개입과 상관관계가 있다. 1971년 달러의 금 태환 정지가 상징되는 위기도 베트남 개입전쟁에 따른 과다한 전비지출에서 비롯됐다. 80년대 일본의 세계 경제 제패로 또다시 위기를 맞았던 미국은 85년 플라자 합의라는 인위적 엔화 절상으로 고비를 넘겼다. 최근의 달러 약세는 이라크 점령으로 심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 달러의 위기는 중국과 인도(친디아)라는 새로운 거인의 출현과 맞물려 있다. 제조업의 몰락을 만회하기 위해 미국이 주도했던 세계화가 미국을 위협하는 새로운 경제공룡의 탄생을 가져온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장정수 논설위원 jsj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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