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7.04 19:13 수정 : 2006.07.05 14:53

가전기기는 동작을 하지 않더라도, 동작 개시 명령을 듣고자 늘 귀를 열어둔다. 개인용컴퓨터나 텔레비전의 전원 스위치도 전력을 ‘차단-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제어회로에 ‘켜짐-꺼짐’의 신호만 보내준다. 꺼짐 상태에서도 전류는 계속 흐른다. 이렇게 지시에 응답하도록 귀를 열어두는 데 들어가는 전력을 대기 전력이라고 한다.

가정소비 전력의 14%를 차지하는 텔레비전의 대기전력은 12~15W에 이른다. 여름철 잘 쓰지 않는 가스보일러에 플러그가 꽂혀 있으면 4.94W, 겨울철에 에어컨은 2.82W를 허비한다. 이 밖에 전자레인지 2.77W, 세탁기 1.95W, 하다못해 휴대전화 충전기도 0.5W를 사용한다. 복사기나 비디오리코더는 전체 사용전력의 80%가 대기 전력이라고 하며, 컴퓨터·모니터·팩시밀리도 먹성 좋기로 소문나 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의 대기 전력 규모가 전체 전력 사용량의 10%(한국은 11%)로 추정한다. 우리의 경우 가구당 연간 약 400kWh가 허비되는 셈인데, 전체 가구(1500만)로 보면 60억kWh에 이른다. 6000억원에 이르는 규모다.

이런 대기 전력이 얼마나 밉던지 전기흡혈귀(파워 뱀파이어)라는 별명이 붙었다. 고유가에 허리가 휘는데, 기생충처럼 에너지를 빨아먹고 있으니 그런 이름이 붙을 만도 하다. 여름철, 전력 사용량이 느는 계절이다. 오비이락이지만 집단 식중독도 느는 때다. 위탁급식 사고를 계기로 학교 직영이 대안으로 떠올랐지만, 3310억원에 이르는 예산이 문제라고 한다. 전기 흡혈기만 잡으면 한 방에 해소될 수 있는 규모다. 지구를 망치는 화석 에너지 소비도 줄이고, 아이의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쓰지 않는 전자기기의 플러그를 뽑아두면 된다. 뽑기 힘든 곳의 플러그는 똑딱이 멀티탭을 이용하면 된다.

곽병찬 논설위원 chankb@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기획연재|유레카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