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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27 21:08 수정 : 2006.07.27 21:08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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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맑고 더운 날이 계속돼도 숲이 울창한 골짝은 냇물이 마르지 않는다. 비가 올 때 숲이 스펀지처럼 머금은 빗물을 조금씩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갈수기를 완화하는 이른바 ‘녹색댐’ 기능이다. 숲은 홍수를 조절해주기도 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경기도 광릉 등 전국 13곳에서 지난 25년 동안 관측한 결과, 좋은 숲은 시간당 200㎜까지 빗물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숲의 토양은 작은 동물과 미생물이 낙엽과 나뭇가지 등을 분해해 푹신푹신하고 틈이 많아 물을 머금는 능력이 뛰어나다. 사람이 다녀 다져진 토양은 강우 10㎜밖에 흡수하지 못한다. 헥타르당 토사 유출량도 녹색댐이 0.9t이라면 헐벗은 산은 그 백 배 이상인 118t에 이른다. 잘 가꾼 녹색댐이 집중호우 때 피크 홍수량의 20~30%를 줄일 수 있다는 조사도 있다.

1990년대 중반 산림청에는 색다른 민원이 잇따랐다. ‘산에 나무가 많아진 뒤 개울물이 줄었다’는 호소였다. 주민들의 관찰은 정확했다. 70년대 이후 리기다소나무·잣나무·낙엽송 등 침엽수를 대대적으로 조림한 곳에서 그런 현상이 많았다. 이들 침엽수는 물 소비량이 많은데다 낙엽의 표면이 매끄러워 빗물이 잘 스며들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엽수가 아니라도 숲이 너무 우거지면 하층식생이 사라지고 토양이 활력을 잃어 빗물을 머금는 능력이 떨어진다. 그래서 제구실을 하는 녹색댐을 얻으려면 숲 가꾸기가 필요하다.

녹색댐만으로 집중호우를 막는 것은 역부족이다. 하지만 논란 많은 댐을 새로 짓지 않고도 기존 댐의 기능을 높일 수 있다. 댐 유역의 4분의 3은 숲이다. 또 침엽수 인공림 220만㏊만 잘 관리해도 ‘동강댐’ 8개 용량인 57억t의 수자원을 늘릴 수 있다. 2000년 동강댐을 포기하고 내놓은 홍수조절 대안은 녹색댐 건설이었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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