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30 21:32
수정 : 2006.07.3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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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길 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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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이스라엘은 매년 미국 대외원조의 20%인 30억달러씩, 지금까지 모두 1400억달러를 받아왔다. 국민 1인당 매년 500달러를 받는 셈이다. 1982년 이후 미국은 유엔 안보리에서 이스라엘을 위해 32번이나 거부권을 행사했다. 다른 안보리 국가 모두가 했던 것보다 많다.
요즘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에 대해 미국은 즉각 정전을 반대한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더 공격하란 얘기다. 이런 미국의 ‘이스라엘 추종 정책’을 놓고,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학 교수와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학 교수는 최근 ‘이스라엘의 로비와 미국의 대외정책’이란 글에서 “왜 미국은 다른 나라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 자신과 많은 다른 동맹국들의 안보는 기꺼이 제쳐두고 있는가?”라며 “미국 정치사에서 이런 상황은 없었다”고 개탄했다.
미국 유대인의 인종적 주류는 아슈케나지다. 중·동부 유럽계 유대인을 일컫는 아슈케나지는 스페인계 유대인인 셰파르디와 함께 유대인 최대 집단이다. 십자군 시절 독일 전역에서 학살되는 등 중세 시절 내내 학살과 추방을 당했던 서유럽 유대인들이 주로 이주한 곳은 유대인에게 비교적 관대했던 폴란드였다. 유대인이 가장 번성했던 이슬람 통치의 스페인 지역에서도 기독교 세력에 의해 완전히 정복된 뒤 1492년 약 24만명의 유대인들이 추방됐다. 동유럽에 모여들었던 유대인, 곧 아슈케나지들도 18세기 이후 포그롬이라는 유대인 박해에 직면해 19세기 전후 200만명이나 미국으로 이주한다. 이들이 미국 유대인의 주류다.
유대인 박해는 유대인이 기독교 세력의 중심국가인 미국의 중추를 장악하게 한 아이러니를 낳았다. 이는 유럽 기독교 문명이 유대인을 박해한 대가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대인 박해와는 상관없는 아랍 민중들이 유대인들 때문에 겪는 참상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정의길 국제팀장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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