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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10 21:44 수정 : 2006.09.10 21:44

정의길/국제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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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다섯 돌을 맞는 9·11 테러가 촉발한 ‘테러와의 전쟁’을 미국 내에서 지탱하는 한 축은 기독교 시오니즘이다. 팻 로버트슨, 랠프 리드 목사 등 복음주의자들이 주축인 기독교 시오니즘은 이스라엘 건국을 성서의 예언이 이뤄진 증거라고 본다. 이스라엘의 팽창주의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은 이스라엘에 압력을 넣는 것은 신의 뜻에 반한다고 생각한다. 로마가톨릭 대주교 등 예루살렘의 4개 기독교 교파 지도자들은 지난달 31일 공동성명을 통해 “기독교 시오니즘은 신의 복음을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군사주의 이데올로기로 정의되는 세계관을 제공한다”고 비판했다.

부활절을 앞둔 2004년 4월3일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서 열린 ‘국민화합 기도회’에서 길자연(왕성교회), 엄신형(중흥교회), 조용기(여의도 순복음교회) 등 원로 목사들은 2천년 전 예수가 골고다 언덕에서 짊어졌던 십자가에 바퀴를 달고 예수의 고난을 흉내냈다. 기독교 온라인신문 〈뉴스앤조이〉는 목사들이 그 바퀴 십자가를 태연히 메고 가다가 고급 승용차를 타고 유유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지난 1월19일 열린 ‘사학수호 한국교회 목회자 비상기도회 및 십자가행진’에서도 한기총 계열 목사들은 바퀴에다가 붕대까지 감긴 십자가를 메고 개정 사학법 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지난 2일엔 재향군인회와 함께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반대’ 집회를 열었다.

기독교 시오니즘은 유대인이 예수를 죽게 했다며 반유대주의에 앞장섰던 기독교가 유대주의 운동의 결정판인 시오니즘과 결합한 것이다. 반유대주의와 유대주의가 기묘하게 합쳐진 것이다. 중세 십자군 운동처럼 십자가에 칼을 건 모습이다. 한국 기독교는 한 발 더 나아간다.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신해 매달린 십자가에 바퀴가 달리고, 이제 작통권이라는 어울리지 않는 것까지 매달고 있다.

정의길 국제팀장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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