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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9.25 18:23 수정 : 2006.09.25 18:23

신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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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방영된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덕분에 환경호르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환경호르몬 위험이 본격적으로 제기된 때는 1990년대 초부터다. 고립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던 학자들이 서로 연구 결과를 확인하면서 조각그림 맞추듯 실상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데보라 캐드버리의 책 〈환경호르몬〉)

이 조각 맞추기의 주역 하나가 〈도둑 맞은 미래〉의 공동저자인 여성 동물학자 시오 콜번이다. 그는 78년 51살에 뒤늦게 공부에 뛰어들어 58살이던 85년 박사학위를 땄다. 그는, 미국 오대호의 오염이 크게 준 뒤에도 기형 동물이 계속 생기는 걸 의아스럽게 여겨 수많은 자료를 검토한 끝에 환경오염과 암·기형의 관계를 확신했다. 그리고 91년 20여명의 전문가들을 설득해 한자리에 모았다. 이 자리에서는 50년대 산모들에게 투여하던 합성 여성호르몬(디에틸스틸보에스트롤)의 암 유발 연구부터 동물의 암컷화까지 다양한 증거가 제시됐다. 회의 뒤 참석자들은 성명을 냈다. “우리는 확신한다. 몇 종의 천연물뿐만 아니라 환경에 방출된 많은 인조 화학물질들이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내분비 체계를 와해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유럽에서도 미국과 별개로, 덴마크의 고환암 전문가 닐스 스카케베크 교수, 영국 스코틀랜드의 생식생물학자 리처드 샤프 박사 등 수많은 학자들의 선구적인 연구 끝에 환경호르몬의 위험이 서서히 드러났다.

그럼에도 아직 연구는 완전하지 않다. 수많은 화학물질과 인간의 생식 작용에 대해 인류가 아는 게 너무 미미한 탓이다. 하지만 유방암 연구자 아너 소토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화합물 하나하나를 세부적으로 연구하면 50년 안에 어떤 해답도 얻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이때껏 축적한 지식에 근거해 볼 때, 모든 실험을 완료할 때까지 정말 기다리실 수 있겠어요?”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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