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10.19 20:26
수정 : 2006.10.19 20:26
|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
유레카
북태평양에서 몸집을 불린 연어가 새끼를 치고자 ‘어미 강’으로 돌아오고 있다. 양양 남대천과 섬진강 하구에 올해도 연어가 돌아왔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이들의 귀향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연어 새끼고기 방류 사업은 1967년 10만마리를 풀어 놓으면서 시작됐다. 처음 1만마리에 한 마리 꼴이던 회귀율은 80년 169마리로 늘어나 사업의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90년대 들어 치어 방류량은 해마다 1천만마리 이상을 꾸준히 기록했다. 알을 낳고자 연안으로 오는 연어를 어민들이 정치망으로 잡는 것과 강하구에서 인공수정을 위해 포획하는 것을 합친 양은 97년 22만여마리로 최고조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아무리 연어 치어를 방류해도 돌아오는 어른고기는 줄어만 갔다. 지난해 잡은 연어는 모두 2만2천여마리에 지나지 않는다. 풀어놓은 1만마리 중 21마리만 돌아왔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그 가장 큰 이유로 지구 온난화로 말미암은 바닷불 온도 상승을 꼽는다. 비교적 남쪽에 있는 영덕 오십천과 울진 왕피천 등 경북 지역 하천의 소상률(회귀율)이 최근 극히 낮은 것이 그런 방증이다. 다른 이유도 있다. 하천 개수공사와 오염은 모천의 냄새를 희석시켜 3~5년 만에 4만5천㎞를 여행하는 연어의 귀환을 방해한다.
연어의 회귀는 단지 자손의 번식만에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엔 자연의 엄숙한 순환명령이 포함된다. 모든 영양물질은 강물을 타고 상류에서 하류로 흐른다. 연어는 반대로 바다에서 얻은 양분을 하천 최상류로 운반한다. 연구 결과 산란을 마치고 죽은 연어의 몸은 최상류 생태계에 소중한 양분을 공급한다. 곰과 하천변 나무, 그리고 갓 깨어난 연어새끼가 그 수혜자다. 그러나 새끼한테 자신의 살을 내주면서 끝나는 연어 어미의 장엄한 순환은, 하구를 막고 인공 증식을 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일어나지 않는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