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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27 17:23 수정 : 2006.11.27 17:23

한승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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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9월30일 도카이무라의 핵연료 공장에서 일어난 사고가 일본열도를 공황상태에 빠뜨렸다. 산화우라늄 분말을 순도 높은 초산우라늄 수용액으로 바꿔 가공하는 작업 도중 규정 이상의 우라늄을 집어넣었다. 순간 3명의 현장직원들은 보안경 너머로 “파란 불꽃이 이는 걸 보았고 그 순간부터 기분이 나빠졌다.” 그해 12월21일 35살의 오우치 히사시가 숨졌고 다음해 4월27일엔 40살의 시노하라 마사토가 사망했다. 그들 몸에서는 괴사한 세포의 체액이 물처럼 흘러나왔다. 담당의사는 “우리는 어떤 의사들도 아직 본 적 없는 전대미문의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영국 보건당국이 발표한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대령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 의문사도 “전례없는 일”이었다. 확증하기 어렵지만 리트비넨코 살해에 ‘폴로늄 210’이 사용됐음을 의심케 하는 정황들이 드러났다.

원자번호 84, 원소기호 Po인 폴로늄. 퀴리 부부가 1897년에 발견해 마리의 조국 폴란드의 라틴어표기 폴로냐에서 따 붙인 이름이다. 그 동위체 Po 210의 인간신체 최대피폭 허용치는 0.03마이크로큐리, 1조분의 6.8그램. 0.35밀리미터 크기에 400마이크로그램 정도의 양, 곧 이 글의 끝 마침표 하나 정도의 양이 치사량의 3370배나 된단다.

Po 210 방사선은 알파선이어서 전리작용은 강하지만 투과력은 약하다. 따라서 독극물로 기능하려면 인체내에 들어가야 한다. 말하자면 Po 210의 독극물기제는 도카이무라 경우 같은 외부 피폭이 아니라 내부 피폭이다. 마시거나 호흡기로 흡입하거나 상처난 피부를 통해 들어간다. 일단 들어가면 알파선이 세포 중의 물과 반응해 세포 유전자(DNA) 분자와 화학반응을 일으켜 유전정보를 손상시키고, 결국은 괴사시킨다. 특히 세포분열 주기가 짧은 골수의 조혈세포, 장 내벽세포 등이 치명타를 당한다.

한승동 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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