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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8 17:21 수정 : 2006.12.18 17:21

신기섭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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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즐겨 보는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에겐 ‘맨살클럽’이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한다. 개인에게 자료 저장 공간을 제공하는 ‘웹하드’ 서비스를 근거지로 한 영화 파일 공유 모임이다. ‘맨살’은 성인물을 뜻하는 인터넷 은어지만, 이 클럽은 성인물만 다루는 건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 자료량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이 클럽이 최근 근거지를 옮겼고, 이 과정에서 운영자와 회원들 간 마찰이 생겨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클럽은 웹하드 업체의 수익 구조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곧 문을 닫을 기존 클럽엔 아직 30만명의 회원이 남아 있고, 새로 옮겨간 클럽도 벌써 13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웹하드 업체로선 이 클럽 때문에 모이는 이들의 절반만 정액제 유료 이용자로 끌어들여도 매달 5억원에서 10억원의 매출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되놈이 받는다’는 속담을 연상시킨다. 맨살클럽이 이렇게 인기를 얻게 된 데는 온갖 자료를 애써 구해 올리는 회원들의 노력이 있다. 이들 덕분에 ‘맨살클럽에 없으면 어디에도 없다’는 입소문이 났고, 이에 힘입어 회원은 급속히 불어났다. 이런 인기는 웹하드 업체의 매출 증가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식의 자료 공유는 불법일 공산이 크지만, 업체로선 저장 공간을 제공했을 뿐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

이런 관계는 어떻게 보면 요즘 유명세를 타고 있는 미국의 유튜브와 비슷하다. 유튜브는 이용자들이 만들거나 어디서 얻은 동영상을 돌려 보는 인터넷 서비스인데, 웹2.0이라는 최신 조류의 상징처럼 떠받들여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명성은 유튜브 설립자에게 자그마치 16억달러의 사업 매각 대금을 안겼다. 요즘 인터넷에서 가장 쉽게 돈버는 방법은 ‘착실하게 재주 넘을 곰’들을 끌어 모으는 것인 듯하다.

신기섭 논설위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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