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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3.04 18:26 수정 : 2007.03.04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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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후손에 관한 소설 <다빈치코드>가 나온 데 이어 제임스 캐머런 감독 등이 예수와 그 후손의 무덤을 발견했다며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이들의 주장은 기독교의 중심 교의인 예수의 부활에 대한 부정으로도 받아들여진다. 부활에 가치를 두지 않는 주장은 기독교 초기 최대 이단으로 규정된 영지주의부터 있었다.

깨달음을 통한 구원을 추구하는 영지주의는 모든 물질을 악으로, 영적인 것을 물체의 실재로 여긴다. 영지주의는 예수가 참인간이자 참하나님이라는 성속일체, 특히 그의 죽음과 부활이라는 교의에 큰 위협이 됐다. 그들은 ‘예수’라는 한 인간의 육체를 빌려 신이 들어왔고, 그 신적 존재가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숨진 뒤 그의 몸에서 빠져나갔다고 본다. 때문에 그후 육체만 남은 예수의 존재, 더 나아가 죽음과 부활에도 의미를 두지 않았다. 4대 복음서가 정경으로 채택되고, 예수의 부활을 강조한 사도신경이 만들어진 것은 이 영지주의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

로마 가톨릭은 12~13세기 남프랑스 지방에서 번성했던 카타르파가 이 영지주의 전통을 이어받은 교파라며, 온 마을 주민들을 이단으로 간주해 화형에 처했다. 예수의 후손에 대한 주장을 대중적으로 퍼뜨린 <성혈과 성배>(1986)란 책은 이 카타르파가 예수의 후손과 관련된 교파여서 탄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예수와 그 후손의 무덤이 설령 사실이라 해도, 기독교 근본 교의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예수의 죽음과 부활은 예수가 인류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인간을 구원하는 상징이다. 기독교가 세계 종교로 커진 것도 인간의 죄를 대속한 이 의미에 따라 가난하고, 약하고, 핍박받는 사람들에게 다가갔기 때문이다. 사학법을 반대하고 우익집회에 단골로 출현하며 기득권을 옹호하는 일부 한국 기독교 교회가 이 교의를 이해하는지 의문이다.

정의길 국제부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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