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07 17:51
수정 : 2007.03.0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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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남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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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은 천재 수학자이자 과학자였다. 막노동꾼의 아들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 명예교수, 왕립 조폐청 총감독을 했고, 국왕으로부터 작위까지 받았다. 명예와 부를 모두 쥐었으니 남부러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말년에는 18세기 최대의 투기 광풍이었던 영국 남해회사 거품 붕괴로 재산을 거의 날리게 된다.
뉴턴은 남해회사 주식에 2만파운드의 돈을 투자했다가 100%의 수익이 나자 재빨리 매각했다. 그러나 주가가 계속 오르자 참지 못하고 다시 사들인다. 1720년 1월 128파운드였던 주가는 8월에 1천파운드를 넘어섰지만 9월 들어 거품이 터지면서 며칠만에 100파운드대로 주저앉았다. 뉴턴은 투자자금을 모두 잃고난 뒤 “우주의 법칙은 알 수 있어도 주식시장에서 인간의 광기는 도저히 예상할 수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투기 광풍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주가가 폭락한 중국 주식시장도 과열 상태에 있음은 분명하다. 제대로 이익을 내는 기업이 별로 없는데도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해 1년 동안 130.44%나 상승했다. 전세계에서 몰려드는 투기성 자금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일본에 가면 연리 1~2%의 낮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이 돈을 중국에 투자하면 주식가치가 1년에 두배로 뛴다. 위안화 가치도 오르니 2~3년이면 수백퍼센트 수익이 거뜬하다.
증시 전문가들이 중국발 충격에 놀라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다느니, 투자자금이 한국으로 몰릴 수 있다는 그럴듯한 분석을 내놓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거품이 부풀 때는 투기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거품이 꺼지고 실체를 확인하는 데는 불과 며칠밖에 걸리지 않는다.
정남기 논설위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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