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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4.02 18:11 수정 : 2007.04.02 18:11

한승동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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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고려할 때 오늘날에는 영국제국의 출현이 (인류 역사에) 해로운 것이었다고 여기는 게 일반적인 견해다.” 영국에서 나서 옥스퍼드대를 나와 그 대학과 케임브리지대, 뉴욕주립대에서 강의하고 지금은 하버드대 교수로 있는 닐 퍼거슨이 쓴 〈제국〉(Empire, 2003년, 한국판은 2006년 민음사)의 서문은 그런 얘기들로 시작한다.

2001년 남아공에서 열린 ‘인종주의,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그리고 그와 관련한 불관용에 반대하는 세계회의’(유엔 인종회의) 최종 보고서는 “아프리카계 사람들, 아시아인들, 아시아계 사람들, 토착민들”이 노예제도, 노예무역의 희생자들임을 인정했다. 그리고 “식민주의”를 “노예제, 노예무역, … 아파르트헤이트 … 그리고 집단학살”과 같이 취급했다. 1999년 가나에서 열린 ‘아프리카인에 대한 보상과 그들의 본국 귀환을 위한 세계 진상조사위원회’는 “식민지 지배 기간에 그들(제국주의자들)이 아프리카 대륙에서 갖고 나간 금·다이아몬드를 비롯한 온갖 여타 광물들의 가치를 평가한 것”에 근거하여 777조달러를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퍼거슨은 1850년 전까지 영국 선박에 태운 아프리카 노예가 300만명 이상이면 영국이 내야 할 배상금만 260조달러에 달한다고 계산했다. 그렇다면 인도·중국에서의 만행과 수탈에 대한 배상금은 얼마나 될까?

인류가 저지른 최악의 범죄행위인 제국주의자들의 식민지 경영은 그 대상이 어디건 착취와 수탈이 목적이었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다를 바 없다. 일제도 명성황후 시해와 의병·동학농민군·독립군 대량학살을 저질렀고, 내지인과 반도인 따위로 차별했다. 지난 3월31일 한-일 외무장관 회담에서 아소 다로 일본 외상은 ‘고노 담화’에 대한 “정부의 입장엔 아무런 변경도 없다”고 다시 말했다. 하지만 그가 일본제국의 출현이 인류사에 해악이었다고 생각할까?

한승동 선임기자 s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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